재경일보

국제유가 110달러 근접, 미·이란 종전 협상 불발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원인

윤근일 기자
국제유가 110달러 근접, 미·이란 종전 협상 불발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원인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이 불발되고 주요 해상 석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했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23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6.3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석유 시장의 공급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국제 유가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함께 급등세를 보였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종가는 배럴당 108.23달러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2.8% 상승했다. 특히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110달러선까지 육박하여 지난 7일 이후 약 3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 역시 배럴당 96.37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1% 오르며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 이러한 유가 상승은 글로벌 경제 전반에 걸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국제유가 급등 현황 및 배경

국제 유가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의 불발이 지목된다. 지난 주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개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양국 협상은 최종적으로 무산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협상단 파키스탄 방문을 취소하며 이란이 협상을 원할 경우 "우리에게 전화하면 된다"고 밝혀,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고위급 협상의 교착 상태는 중동 지역의 긴장감을 높이고,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협상 불발과 더불어 주요 해상 석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통제 지속 또한 유가 상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란은 전쟁 발발 직후인 2월 28일부터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나섰고, 미국은 이에 맞서 4월 13일 해협 봉쇄에 들어갔다. 이란은 4월 17일부터 18일까지 해협을 일시적으로 개방했으나, 이후 다시 통제 상태로 전환했다. 선박 추적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와 위성분석 업체 신맥스에 따르면 전날 하루 벌크선을 중심으로 최소 7척의 선박만이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전쟁 이전 하루 평균 약 140척의 선박이 통과했던 것과 비교할 때 사실상 봉쇄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 미·이란 협상 결렬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장기화는 글로벌 석유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석유 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석유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협상 대치 국면이 하루 1천만 배럴에서 1천300만 배럴에 이르는 석유가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대규모 공급 부족은 수급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키며 국제 유가를 상승시키는 강력한 압력으로 작용한다.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상황에서 유가가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은 오직 상승뿐이라고 단언하며, 시장의 불안정한 심리를 대변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통로이다. 이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아시아 및 유럽 등 주요 소비 시장으로의 원유 공급에 심각한 병목 현상을 유발한다. 특히, 이란과 미국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해협에서의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위험 요소들은 국제유가의 변동성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더욱 강하게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글로벌 석유 공급망 불안정 및 시장 전망

현재의 지정학적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는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히 에너지 비용 증가를 넘어 전 세계 물류비 상승, 제조 원가 인상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최종적으로는 글로벌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 미칠 수 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이러한 유가 변동성이 경제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안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국제 유가 상승은 소비자 물가 상승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휘발유, 경유 등 연료 가격 인상은 물론, 석유를 원료로 하는 다양한 공산품과 서비스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다. 이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기업의 생산 비용을 증가시켜 전반적인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각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에도 중대한 변화를 요구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와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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