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앙은행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계좌를 개설하고 지난 23일 실제 현금 수취를 시작했다. 이는 전쟁과 제재로 인한 경제적 압박을 완화하려는 이란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핵협상보다 경제적 보상을 우선 요구하며 미국과 대치 중이다. 국제 유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이 전쟁과 국제 제재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를 시작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란 중앙은행은 지난 2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로부터 첫 통행료를 현금으로 받아 경제 재무부 단일 계좌에 예치했다. 이는 암호화폐가 아닌 달러, 위안, 유로 등 현금으로 결제되었으며, 서방 주도의 금융 제재를 우회하고 지속 가능한 수입원을 확보하려는 이란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집중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징수는 이란에게 중요한 경제적 지렛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경제는 현재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물가 급등으로 인해 식용유를 구하기 위해 튀르키예까지 원정 구매를 떠나는 상황이 발생할 정도로 민생고가 심화하고 있다. 이란 지도부는 이러한 경제적 고통을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며, 미국의 양보를 기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란은 핵협상에 앞서 전쟁 종식과 경제적 보상을 우선시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 강경파가 핵 협상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협상력을 유지해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 이란 경제 압박 심화와 호르무즈 전략
미국과 이란은 '누가 경제적 고통을 더 오래 버틸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대결 구도로 진입하고 있다. 미국은 해양자유연합 결성을 제안하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압박에 맞서고 있으나, 이란은 미국의 봉쇄 시도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런던의 부르스 앤 바자 재단 최고경영자는 이란이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보다 더 오래 기다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기싸움은 양측 모두에게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고 있다.
독일의 메르츠 총리는 미국의 이란 대응 전략 부재를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이 이란에 사실상 굴욕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과의 전쟁이 독일 경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유럽 역시 경제적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독일은 지난주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중동 정세 불안이 유럽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또한 이라크 사례를 거론하며 국익에 반하는 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 미국-이란 경제 대결 장기화 양상
미국 역시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전쟁 시작 이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1달러 이상 오르면서 미국 저소득층 가구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월가 은행들은 이러한 상황이 미국의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이란 전쟁 9주차에 접어들면서 중국 경제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방대한 전략 비축유와 재생에너지 투자를 해온 중국조차 이란 전쟁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경제 또한 미·이란 전쟁의 영향권에 있다. 서울경제는 미·이란 전쟁 두 달 만에 인천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세계 대다수 국가가 미국보다 더 큰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책략에 따른 피해를 입고 있다는 유엔 안보리 회의 발언은 국제 사회의 우려를 반영한다. 이러한 상황은 국제 유가 변동성을 더욱 증폭시키며 글로벌 공급망과 물가 안정에 지속적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 전략은 단기적인 수입원 확보를 넘어,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대한 반격이자 핵협상 테이블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다목적 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제 유가와 세계 경제의 향방은 미국과 이란의 경제적 버티기 싸움, 그리고 국제 사회의 외교적 중재 노력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다.
▲ 글로벌 경제 파장 및 유가 변동성 전망
이란의 경제난 심화는 국제 유가 시장에 불안정성을 가중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란의 통행료 징수와 잠재적 봉쇄 위협은 원유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유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미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전 세계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정부는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이란의 경제적 생존 전략과 미국의 제재 정책이 충돌하는 가운데, 국제 사회의 현명한 외교적 개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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