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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OPEC 탈퇴 선언: 글로벌 석유 시장 50% 영향력 균열

이겨례 기자
아랍에미리트 OPEC 탈퇴 선언: 글로벌 석유 시장 50% 영향력 균열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선언은 글로벌 석유 시장의 가격 결정 구조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이는 OPEC의 국제 원유 거래 비중 50%를 위협하며, 주요 산유국의 생산량 조절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국제 에너지 질서의 재편과 시장 불확실성 증대가 전망된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OPEC 탈퇴 선언은 글로벌 석유 카르텔 체제에 전례 없는 균열을 가져왔다. 2019년 카타르, 2020년 에콰도르, 2024년 앙골라 등 비교적 소규모 생산국들의 이전 탈퇴와 달리, UAE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에 이어 OPEC 내 세 번째 규모의 주요 산유국으로, 이번 결정의 파급력은 국제 에너지 시장 전반에 걸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UAE의 탈퇴는 OPEC의 생산량 조절 능력과 시장 영향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성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한다.

▲ OPEC의 핵심 동력

UAE는 1971년 OPEC에 가입한 이래 조직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UAE의 원유 매장량 중 95%를 차지하는 아부다비는 1967년부터 OPEC 회원국이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이란 전쟁 발발 전 UAE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약 360만 배럴로, 이는 OPEC 전체 생산량의 약 12%에 해당한다. UAE는 하루 480만 배럴 수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500만 배럴로 증산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OPEC 쿼터제에 따라 하루 300만~350만 배럴 수준으로 생산량 제한을 받아왔고, 이는 고유가 유지를 목표로 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증산을 요구하는 UAE 간의 오랜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미국 라이스대 베이커 연구소의 중동 담당 연구원 크리스티안 코츠 울릭센은 "더 컨버세이션" 기고를 통해 UAE가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신속하게 조절할 수 있는 소수의 '스윙 프로듀서' 중 하나였다고 지적하며, 이번 탈퇴가 향후 OPEC의 시장 변화 대응 능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한다.

▲ UAE의 전략적 위상

이번 UAE의 탈퇴는 OPEC이 오랜 기간 쥐고 있던 글로벌 석유 가격 결정권이 경쟁 시장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영국 BBC 뉴스의 파이살 이슬람 경제부장은 28일 칼럼에서 1970년대 OPEC이 원유 국제거래량의 85%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그 비중이 약 5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 OPEC이 '레버리지는 있으나 독점력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OPEC의 시장 통제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약화되었음을 시사한다. 또한, 아흐메드 자키 야마니 전 사우디 석유장관의 "돌이 고갈돼서 석기 시대가 끝난 것은 아니었듯이, 석유가 고갈돼서 석유 시대가 끝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대체 에너지원의 확산과 중국 등의 대규모 전력화 투자가 석유 시대의 변화를 주도한다고 분석한다.

OPEC의 영향력 약화는 단순히 회원국 이탈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가속화는 석유 수요의 장기적인 감소를 예고하며, 이는 OPEC의 존재 이유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UAE는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UAE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다른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에 비해 적게 받는 지리적 이점을 보유한다. 절반 이상의 수출량을 우회 경로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은 UAE가 독자적인 생산 및 수출 전략을 펼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이러한 독자적인 노선은 OPEC의 집단적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불만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 글로벌 석유 시장 지배력 약화와 가격 결정권 이동

현재로서는 다른 OPEC 회원국들이 당장 동반 탈퇴할 조짐은 보이지 않으나, OPEC 내부에서는 이번 UAE의 탈퇴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독단적 의사결정에 불만을 품어온 다른 회원국들의 연쇄 탈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다. 원자재 정보 제공업체 케이플러의 석유 담당 선임 분석가 호마윤 팔라샤히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지금까지 OPEC이 맞은 최대의 타격"으로 평가하며, OPEC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내부 균열은 OPEC의 미래 지형을 불확실하게 만들며, 국제 석유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 된다.

UAE의 탈퇴 소식은 국제 유가 및 환율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초기 시장 반응으로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달러-원 환율 역시 유가 변동에 따라 움직였다. 이는 주요 산유국의 생산량 정책 변화가 글로벌 경제 지표에 미치는 민감한 영향을 보여준다. OPEC의 와해 가능성은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과 가격 안정성에 중대한 도전 과제를 안겨주며, 각국은 새로운 에너지 안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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