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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7회 연속 금리 동결

정휘 기자
ECB, 7회 연속 금리 동결
©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금리를 7회 연속 동결했다. 중동전쟁발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와 경제성장 하방 리스크가 커졌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잉글랜드은행도 금리를 유지했다. 유로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0%를 기록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중동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정책금리를 7회 연속 동결했다. ECB는 2026년 4월 30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예금금리 연 2.00%, 기준금리 2.15%, 한계대출금리 2.40%를 모두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은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신중한 접근을 지속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ECB는 통화정책이사회가 현재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입수된 정보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기존 평가에 대체로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물가 상방 리스크와 경제성장 하방 리스크는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글로벌 에너지 가격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경제 전반의 파급 효과를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026년 4월 29일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으며,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역시 같은 날 기준금리를 연 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연준은 지난해 세 차례 금리 인하 이후 올해 들어 세 차례 연속 동결을, 잉글랜드은행은 지난해 12월 인하 이후 올해 세 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 글로벌 통화정책 동결 기조 확산

유로존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잠정치)은 3.0%를 기록하며 전월의 2.6% 대비 상승했다. 이는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물가가 ECB의 중기 목표치인 2.0%를 웃도는 반면, 1분기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1%에 그쳤다. 이러한 지표들은 고물가 속 경기 둔화 현상인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영국에서도 지난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3%로 잉글랜드은행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았으며, 특히 자동차 연료 등 에너지 비용이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중동전쟁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정책금리를 움직이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2%를 훨씬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대한 지표는 대부분 2% 수준에 머물러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목표치 근처에서 안정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과거 오일쇼크 당시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1970년대와 현재의 통화 및 재정 체계가 다르며, 현재 상황에 스태그플레이션 용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ECB가 현재의 경제 상황을 과거와는 다른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유로존 물가 3.0% 상승 및 경기 둔화

중동전쟁이 중기 인플레이션과 경제 활동에 미칠 영향은 에너지 가격 충격의 강도와 지속 기간, 그리고 간접 효과와 2차 효과의 규모에 달려 있다는 것이 ECB의 공식 입장이다. 전쟁이 오래 지속되고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오래 유지할수록 물가 전반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연준 역시 금리 동결 배경으로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이며, 이는 부분적으로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을 반영한 것"이라고 언급하며, "중동 지역의 정세 변화는 경제 전망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잉글랜드은행도 성명에서 "중동 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동결 결정으로 유로존 통화정책 기준인 예금금리(2.00%)와 한국 기준금리(2.50%)의 격차는 0.50%포인트(p)로 유지되었다. 유로존과 미국 기준금리(3.50∼3.75%)의 금리 차이는 1.50∼1.75%p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ECB가 오는 6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인상한 뒤 연말까지 두 차례 더 올릴 것으로 관측했으나, 이날 금리 동결 결정 이후 6월 금리 인상 기대치를 26bp(1bp=0.01%p)에서 22bp로 소폭 낮췄다. 이는 ECB의 신중한 태도가 시장의 기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중동 분쟁발 경제 불확실성 증폭

베렌베르크은행의 펠릭스 슈미트는 "오늘 발표된 경제 지표가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정도는 아직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인플레이션이 오직 에너지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이며, ECB는 앞으로 몇 달 동안 간접적인 영향이 얼마나 크게 나타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ECB가 단순한 에너지 가격 변동보다는 광범위한 경제 지표와 인플레이션의 전파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향후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임을 시사한다. 중동 지역의 정세 변화는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을 초래하며,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당분간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신중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가격의 강도와 지속 기간, 그리고 간접 효과의 규모에 따라 중기 인플레이션과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는 ECB의 분석은 향후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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