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정치개혁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李대통령은 정치 양극화 극복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국정과제로의 정쟁화를 우려했다. 중대선거구제 축소 등 제도개혁의 역행 사례가 나타나는 가운데, 시민사회는 공정 선거와 민심 반영을 위한 주도적 참여를 요구한다.
총선 이후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정치개혁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논의는 단순히 선거제도 개선을 넘어, 고질적인 정치 양극화 해소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제도 개선 과정에서는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충돌하며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특히, 李대통령의 신중론과 지방의회에서의 선거제도 역행 사례는 정치개혁의 복잡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시민사회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직접 개혁의 주체로 나서며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고 있다.
▲ 李대통령
은 비교섭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정치 양극화 극복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검찰 개혁을 포함한 정치개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李대통령은 "집안이 망해도 이기고 보자"는 식의 극단적인 심리가 정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외교를 포함한 국정 전반에서 국익 중심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그러나 李대통령은 정치개혁 문제가 국정과제로 공식화될 경우, 다른 시급한 현안들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제기했다. 이는 정치개혁 논의가 자칫 정쟁화되어 국가적 역량을 소모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李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그 추진 방식과 우선순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치개혁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내부에서는 지난 4월 18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여야 양당 주도로 공직선거법과 정당법, 정치자금법 개정안 등 일부 '정치개혁' 법안이 처리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안 처리 과정과 내용에 대해 시민사회와 소수 정당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제도 관련 정치관계법 개정은 시민사회와 원내외 7개 소수정당의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하고, 과정과 내용 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정치개혁이 정치권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명목상의 조치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정치개혁 공감 속 정쟁화 우려
정치개혁의 핵심 의제 중 하나인 중대선거구제 확대는 실제 적용 과정에서 오히려 역행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며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상남도 도의회는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중대선거구제 확대를 의결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선거구가 축소되는 결과를 낳았다. 경상남도 선거구획정위원회 또한 3~4인 선거구 증대에 인색한 태도를 보였으며, 도의회에서 그마저도 줄여버렸다. 고성군에서는 4인, 2인, 3인 등 3개의 선거구가 유지되는 등 지역별로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대한 의지와 결과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지역적 편차는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일관된 원칙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충북 지역의 노동당 충북도당, 정의당 충북도당, 충북녹색당 등 진보정당들은 지난 4월 18일 국회에서 통과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이름뿐인 중대선거구제"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현재의 제도가 진정한 정치개혁과는 거리가 멀며, 소수정당의 의석 확보를 어렵게 하고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적했다. 이는 선거제도 개혁이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시민사회의 오랜 우려가 현실화된 사례로 평가된다. 선거제도 개혁이 정치권에 맡겨질 경우,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방향으로 흐를 위험이 크다는 참여연대의 주장 역시 이러한 현실을 뒷받침한다.
▲ 선거제도 개혁 역행과 시민사회 반발
정치권의 미온적인 태도와 제도개혁의 한계 속에서 시민사회는 직접 정치개혁의 목소리를 높이며 새로운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포항시에서는 50개에 달하는 시민단체가 모여 '포항시정치개혁범시민연대'를 30일 발족했다. 이 연대는 '시민의 손으로 공천하는 새로운 출발'을 선언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시장뿐만 아니라 도의원과 시의원 등 지방의원까지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기존의 정당 공천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함께 시민 참여를 통한 근본적인 개혁 의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이다.
제주에서도 청년과 시민 1천여 명이 'J-로드맵'을 선언하며 "시민이 주도하는 정치개혁과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행 정치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청년 세대의 정치 참여 확대를 포함한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한국NGO신문 보도 또한 이 움직임을 "제주발 정치개혁 신호탄"으로 평가하며 그 의미를 부여했다. 이나경, 주영현 대표 등 청년 발언자들은 시민의 목소리가 정치 과정에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한편, 호남권에서 연이어 불거지는 '돈선거' 의혹은 정치개혁의 시급성을 더욱 부각한다. 이러한 폐습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지역에 정당 간 경쟁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 국회의원 및 지방의원 중대선거구제 전환 등 제도적 해법 마련이 요구된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즉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는 28일 송기헌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어 인천광역시의회 기초의원 정수를 3명 늘리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는 등 부분적인 진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단편적인 개정보다는 정치 시스템 전반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와 합의가 절실한 시점이다. 시민사회의 끊임없는 요구와 정치권 내부의 신중론이 교차하는 가운데, 총선 이후 불붙은 정치개혁 논의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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