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노동절 집회 2만3천명 운집, 노동권 확대 및 정년 연장 요구 확산

이겨례 기자
노동절 집회 2만3천명 운집, 노동권 확대 및 정년 연장 요구 확산
©연합뉴스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양대 노동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광화문역 인근에 경찰 추산 8천명이 모여 원청교섭 쟁취를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여의대로 일대에 경찰 추산 1만5천명이 운집하여 65세 정년 연장과 AI 무분별 도입 반대를 요구했다. 경찰은 전년 대비 74% 축소된 기동대 19개를 배치하여 안전사고 없이 집회를 마무리했다.

2026년 5월 1일 노동절, 전국 각지에서 노동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이어졌다. 특히 서울 도심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각각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에서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여 노동권 확대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번 노동절은 63년 만에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첫 해였으나, 많은 노동자가 여전히 일터에서 근무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노동계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 양대 노총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요구

민주노총은 오후 3시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2026 세계 노동절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주최 측 추산 1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8천명이 참여하여 원청교섭 쟁취와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등을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결의문을 통해 1천만명이 넘는 기간제, 특수고용·플랫폼, 하청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헌법상 노동삼권과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들은 7월 총파업을 성사시켜 원청교섭을 쟁취하겠다는 전 조직적·전면적 투쟁 의지를 표명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절이 법정공휴일로 지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세종호텔 등 해고 노동자들의 상황을 거론하며 마냥 기뻐할 수 없는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노동 기본권을 법과 제도로 보장하고, 노동조합으로 단결하여 자본의 공세에 맞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집회 현장에서는 보수단체 소속으로 보이는 참석자들이 조합원을 상대로 비난성 발언을 하거나 팻말을 훼손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연행·입건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조합원들은 양 위원장의 청와대 노동절 기념식 참석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본대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오후 4시 50분경부터 종각역, 을지로입구역, 한국은행, 시청역을 거쳐 출발점인 광화문역까지 2.6km 구간을 행진했다. 본대회에 앞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언론노조, 건설노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등은 서울시청과 종각역, 안국역 등에서 사전집회를 열어 노동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 비정규직 노동권 강화와 AI 시대 대응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오후 2시 여의대로 일대에서 '제136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3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1만5천명이 참석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노동절이 법정공휴일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동자가 일터에 남아 쉬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음을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인공지능(AI) 확산이 일자리를 변화시키고, 기후 위기와 산업전환이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는 현 상황을 언급하며, 노동이 배제되지 않고 함께 논의하며 결정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자와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자도 참석하여 노동계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한국노총 전력연맹과 공무원연맹도 사전 집회와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절을 기념하며 각자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 경찰의 집회 대응 패러다임 전환

경찰은 전국 14개 지역에서 개최된 세계노동절대회가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에서 열린 집회 질서유지를 위해 19개 기동대만을 배치했는데, 이는 전년도에 배치된 74개 기동대 대비 약 74% 감소한 수준이다. 경찰청은 이번 노동절이 노사정이 화합하는 분위기 속에서 노동의 가치를 기리는 기념일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최소한의 경찰력만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최 측의 자율적 질서유지 활동을 지원하고 안전사고 예방에 주력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은 주최 측 책임하에 자율적으로 질서를 유지하고, 사후적·보충적으로 질서 유지와 안전 확보 역할을 수행하는 '집회·시위 대응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 변화는 대규모 집회에 대한 경찰의 접근 방식이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동계의 지속적인 노동권 확대 요구와 새로운 시대적 과제에 대한 대응, 그리고 경찰의 변화된 집회 관리 방식은 향후 노동 관련 논의와 정책 방향에 중요한 영향을 미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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