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경기 지표 괴리 16년 만에 최대 폭 확대…미래 전망과 실물 경제 '엇박자' 심화

윤근일 기자
경기 지표 괴리 16년 만에 최대 폭 확대…미래 전망과 실물 경제 '엇박자' 심화
©연합뉴스

 

미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지표와 현재 실물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 간 격차가 약 16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미래 경제 전망치는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실물 경제는 1년 5개월 만에 겨우 경기 확장 기준선을 넘어섰다. 주가 상승에 기반한 기대감과 실물 경제의 더딘 회복세가 공존하며 경기 판단에 착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와 현재 실물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간 격차가 3.4포인트(p)까지 확대되며, 이는 2009년 12월 이후 16년 3개월 만에 최대치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3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3.5로 전월 대비 0.7p 상승하여 200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을 기록, 전월 대비 0.5p 상승하며 2024년 10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겨우 기준선 100을 회복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경기 지표 괴리는 시장의 낙관적 기대와 실제 경제 상황 간의 간극을 명확히 보여준다.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코스피, 기계류 내수출하지수, 건설수주액, 수출입물가비율 등 향후 경기 흐름을 반영하는 7개 지표로 구성된다. 이 지수는 작년 6월 100.0을 기록한 뒤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왔고, 특히 코스피는 1월 8.4%, 2월 12.1%, 3월 9.9% 연속으로 크게 뛰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는 2010년부터 2025년까지 코스피의 월별 평균 등락 폭(표준편차 약 2.5%)을 크게 상회하는 이례적인 상승폭이다. 3월 건설수주액(6.5%)과 수출입물가비율(1.4%) 등 일부 지표도 전월 대비 개선된 모습을 나타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광공업생산지수, 소매판매액지수, 건설기성액 등 7개 실물 지표로 구성된다. 3월에는 소매판매액지수(1.4%), 내수출하지수(1.1%), 광공업 생산(1.0%) 등이 전월 대비 증가세를 보이며 동행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건설기성액은 1.1% 감소하는 등 모든 지표가 고르게 개선된 것은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기 지표 괴리가 경기 판단의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주가 상승이 실물 경기 부진을 가려 잘못된 낙관론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자본시장과 실물경제 흐름이 엇갈릴 경우 경기 판단에 착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선행지수 해석 시 금융시장 영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가 상승 폭을 고려하면 실물 경제를 반영한 미래 예상을 넘어 일부 버블 현상도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주가 상승 폭을 고려하면 실물경제를 반영한 미래 예상을 넘어 버블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며 시장의 과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과도한 기대감이 향후 시장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동 사태의 여파가 본격화하면 경기 하방 압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3월에는 기존 원유 도입 물량과 정부의 수급 안정 조치로 직접적인 충격이 제한적이었으나,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영향은 불가피하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정성은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국내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및 기초소재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금리 환경 변화가 맞물리면서 수출을 견인하던 반도체 수요마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양준석 교수는 이 경우 동행지수 하락 폭이 커지고 선행지수에 반영된 기대감도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는 이러한 경기 판단의 착시 현상과 잠재적 외부 위험 요인을 면밀히 주시하며 선제적인 정책 대응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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