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소용량 식품 시장 급팽창…조각 수박 매출 111% 폭증, 유통업계 효율성 강화

윤근일 기자
소용량 식품 시장 급팽창…조각 수박 매출 111% 폭증, 유통업계 효율성 강화
©연합뉴스

 

1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기조가 식품 소비 행태를 소용량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롯데마트 조각 수박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1.3% 급증하는 등 '한입 소비' 트렌드가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하는 양상이다. 주요 유통 기업들은 전용 생산 설비 투자와 유통 단계 축소를 통해 효율성 확보에 주력한다.

소비자들이 음식물 쓰레기 부담을 줄이고 간편함을 추구하는 실용적 소비 경향이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신선식품과 조리식품 분야에서는 남기지 않고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소형화 전략이 주요 유통사의 대세로 자리 잡는다. 이는 단위당 가격을 낮춘 대용량 제품이 고물가 시대의 한 축을 형성하는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편의성과 경험 가치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육류 및 델리 코너에서도 '1인분'에 최적화된 상품들이 두각을 나타낸다. 이마트는 지난 2월 선보인 '겉바속촉 네모 삼겹살'이 출시 약 두 달 만에 85톤 넘게 판매되는 실적을 기록한다. 이 제품은 2㎝ 두께로 두툼하게 썰려 있어 별도 손질 없이 한입 크기로 즐길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한다.

이마트는 해당 제품이 "고객의 높아진 입맛과 편의성에 대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고객 중심'으로 개발한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원육 직소싱과 미트센터 내 커팅 및 포장을 통해 유통 단계를 축소하여 가격 경쟁력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롯데마트의 소용량 델리 시리즈 '요리하다 월드뷔페'는 올해 매출이 23.6% 신장하였고, 지난 1월 출시된 1인용 '68 피자'는 4월 한 달 매출이 전월 대비 10.1% 증가하며 시장에 안착한다.

채소 분야에서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방울 양배추 수요는 172.0% 급증하였고, 큐브형 다진 마늘 등 양념용 냉동채소의 매출은 45.5% 늘어난다. 이는 신선 채소의 보관과 손질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소비자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이다.

특히 과일 코너에서는 대형 과일의 소분 제품이 1~2인 가구의 필수 품목으로 자리매김한다. 롯데마트의 조각 배, 조각 사과 등 커팅 과일 전체 매출은 63.4% 증가하였으며, 이마트 역시 조각 수박과 멜론 매출이 2022년 41.9% 신장한 이후 지난해 멜론 매출이 30% 고신장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 및 유통 시스템을 재편한다.

이마트는 3년 전부터 조각 과일 생산 체계를 자체 후레쉬센터로 전환하고 전용 라인을 구축하여 위생과 품질 관리를 강화한다. 최근에는 '반통 멜론' 전용 절단기를 신규 도입하고 '컷 두리안'과 같은 다양한 품목 개발에 투자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다. 이러한 설비 투자는 소비자 만족도 제고와 동시에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

전문 연구기관의 분석 또한 '한입 소비' 트렌드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5-26 7대 식품소비트렌드'는 '간단함'을 식사 메뉴의 핵심 가치로 제시하며 컵냉면, 컵빙수 등 '컵푸드'가 일상적인 식사 카테고리에 편입될 것으로 전망한다. 편의점 업계 역시 극소량 상품으로 승부수를 띄우며 이 트렌드를 주도한다.

CU는 '컵 닭강정'과 같은 소용량 간편식을 강화하고, GS25는 4천원대 '한끼 양념육'으로 가성비와 편의성을 동시에 잡은 제품을 선보이며 1인 가구 소비자의 지갑을 연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장의 효율적 대응을 보여주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단위당 가격을 낮춘 대용량 제품, 즉 '벌크 소비' 또한 여전히 강세를 유지한다고 분석한다. 이는 소비자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대량 구매를 선택하는 합리적 경제 행위로 해석될 수 있으며, 시장의 양면성을 시사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용량으로 식비를 아끼는 '벌크 소비'와 필요한 만큼만 사서 즐기는 '편의 소비'가 공존한다"며 "특히 신선식품 분야에서는 소비의 중심이 '양'에서 '경험과 효율'로 이동하면서 한입 소비가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입 소비' 트렌드는 일시적 유행을 넘어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며, 향후 유통 시장의 상품 기획 및 공급망 전략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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