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국 교육감 선거, 단일화 갈등 심화…고발·현금성 공약 '잡음' 확산

김영 기자
전국 교육감 선거, 단일화 갈등 심화…고발·현금성 공약 '잡음' 확산
©연합뉴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진통이 격화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에서는 단일화 과정의 불법 의혹이 불거져 고발 및 수사 의뢰로 비화하였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단일화 자체가 무산되는 등 파열음이 속출한다. 또한, 경쟁적으로 쏟아지는 현금성 공약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올해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며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비슷한 성향의 후보들이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과정에서 불공정성 논란과 고발전이 불거졌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포퓰리즘 공약까지 남발되며 직선제 도입 20년을 맞은 교육감 선거의 부작용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높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효율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진영의 단일후보로 정근식 후보가 선정되었으나, 단일화에 참여했던 한만중·강신만 후보는 지난달 28일 단일화 추진위원회를 경찰에 수사 의뢰하였다. 이들은 추진위가 정 후보를 추대하고자 특정 시민을 명단에서 삭제하거나 온라인 투표 링크를 발송하지 않는 등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하나, 추진위는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진영 내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인다. 보수 진영에서도 류수노 후보가 윤호상 후보의 단일후보 확정에 불복해 여론조사 결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경기도교육감 선거 역시 단일화 과정이 고발전으로 비화하였다. 여론조사 45%와 선거인단 투표 55%를 합산해 안민석 후보가 진보 단일후보로 선출되었으나, 선거인단 대리 등록 의혹이 제기되었다. 단일화 추진 기구인 경기교육혁신연대 소속 운영위원 일부는 지난달 24일 경기남부경찰청에 특정 후보 캠프 소속 성명 불상자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였다.

고발인들은 성명 불상자가 선거인단 모집 기간 중 "원격으로 인증과 선거인단 참가비 결제를 도와주겠다"는 문자를 발송하여 공정한 선거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한다.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던 유은혜 후보 또한 같은 의혹을 제기하며 경기교육혁신연대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였다. 하지만 경기교육혁신연대는 "중대한 하자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안 후보를 단일후보로 확정한 결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여, 향후 갈등 봉합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진행 중인 단일화 과정에서도 매끄럽지 않은 상황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충북에서는 진보 후보 3명 중 김성근 후보와 조동욱 후보만이 단일화를 추진하며 김진균 후보의 정체성을 문제 삼아 제외하였다. 강원도교육감 선거는 얼핏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 단일화 모양새를 갖추었으나, 유력 후보들이 빠져 '범진보'나 '범보수' 단일화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종에서는 진보 후보 6명 중 2명만 참여한 단일화에서 임진수 후보가 승리했으나, 임 후보가 '단일후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대표성 및 위법성 문제가 제기되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후보 중 일부만 참여한 단일화의 경우 단일후보라는 명칭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전북에서는 100여개 진보적 시민사회단체가 천호성 후보와 노병섭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공동대표를 대상으로 검증 후 최종 후보를 선정하려 했으나, "검증을 위한 위원회 구성이 늦어졌다"며 한 달가량 일정을 미루자 노 대표가 항의성 후보 사퇴를 하며 단일화가 무산되었다.

후보들이 쏟아내는 현금성 공약은 단일화 과정의 잡음과 더불어 또 다른 우려를 낳는다. 초중고 신입생에게 지급하는 1인당 30만원의 입학 준비금, 중학교 입학생 대상의 100만원 펀드 조성 후 고교 졸업 시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주는 공약 등이 대표적이다. 사교육비 대책으로 유치원 원아와 초중고 학생에게 지원하는 120만원의 교육바우처, 고등학교 3학년 대상의 100만원 사회진출지원금, 고등학생 모두에게 지급하는 교육기본소득 등 그 종류와 규모 또한 다양하다.

수도권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시행 중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운전면허 등 자격증 취득 경비 지원 사업을 두고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던 후보들이 더 노골적인 현금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며 "실현 가능성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현금성 공약들은 교육 예산의 효율적 배분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킨다.

일각에서는 단일화 자체의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경기 수원의 한 학부모는 "교육과 정치가 서로 무슨 상관이 있다고 정치 성향에 따라 편을 가르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교육감의 역할이 정치적 이념 대결에 휘둘리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교육의 본질적 가치보다 정치적 유불리가 우선시되는 경향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주요 사업이 갑자기 찬밥이 되곤 하는데 이런 식으로 정치가 교육을 점령하면 정책은 단절된다"고 우려한다. 교육 원칙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좌우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경고이다. 교육감 직선제 본연의 취지를 살리고 교육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국#교육감#선거#단일화#갈등
전국 교육감 선거, 단일화 갈등 심화…고발·현금성 공약 '잡음' 확산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