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란 전쟁 이후 체제 공고화, 개혁 지지 시민들 내부 탄압 공포 직면

김영 기자
이란 전쟁 이후 체제 공고화, 개혁 지지 시민들 내부 탄압 공포 직면
©연합뉴스

 

이란의 이슬람 공화국 체제가 전쟁을 거치며 오히려 강력히 공고화되면서, 개혁을 지지하는 이란 시민들이 전례 없는 내부 탄압에 대한 극심한 공포에 떨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수천 명이 추가 구금되었으며, 단기간에 정치범 21명에 대한 교수형이 집행되는 등 인권 탄압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는 이란 정권이 이슬람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더욱 강성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란의 이슬람 공화국 체제가 전쟁을 계기로 약화되기보다 더욱 공고해지는 상황이 발생하며, 개혁을 지지하는 이란 시민들 사이에서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정권은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권력을 더욱 강화하며, 전쟁이 종료되는 시점에 내부의 반대 세력에 대한 극심한 탄압을 계획하는 것으로 비친다. 이러한 변화는 이란 내부의 정치적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일상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개혁 지지 시민들은 정권이 전쟁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반대 세력을 억압할 명분을 확보했다고 판단한다. 수도 테헤란에 거주하는 젊은 부부 사나와 디아코의 대화는 이러한 절망감을 반영한다. 남편 디아코는 세상이 변화할 것이라는 희망을 내비쳤으나, 부인 사나는 "나라가 이슬람 혁명수비대의 손아귀에 들어갔다"며 "나라가 엉망"이라고 절규한다.

사나는 전쟁 초기 이란 체제의 핵심 인물들이 제거될 때마다 기뻐했으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등 고위직 인사들의 제거가 정권의 성격을 타협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는 현실을 직면했다. 그녀는 "내가 상상했던 것은 실현되지 않았다"며 "모든 게 더 악화되었고, 이슬람 공화국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번 전쟁에서 그들이 이겼다는 데에 참담한 느낌이 든다"고 좌절감을 토로한다. 이러한 발언은 이란 개혁 지지 세력의 깊은 실망과 무력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권운동가통신(HRANA)의 자료는 이러한 공포가 단순한 우려가 아님을 뒷받침한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인권운동가통신에 따르면, 2026년 1월 반정부 시위 발생 이후 전쟁 발발 전까지 약 5만 3천 명 이상이 체포되었다. 2026년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기습 공격하며 전쟁이 발발한 후, 이란 정부는 수천 명을 추가로 구금한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전쟁 기간 중 정치범 21명에 대한 교수형이 집행된 사실은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처럼 단기간에 많은 인원의 사형이 집행된 것은 지난 3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이란 정권의 강경한 태도를 명확히 드러낸다. 반정부 시위로 체포된 수감자들을 만나본 인권 변호사 수잔은 "과거에는 가혹행위가 시위 주동자들에게만 가해졌으나, 전쟁 기간에는 가혹성이 훨씬 더 심각해졌다"며 "전쟁이 끝나면 정권은 아마도 전쟁에 따른 분노를 수감자들에게 쏟아낼 것"이라고 경고한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언론인들 또한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내통한다는 혐의가 씌워질까 두려워한다. 이란 국가에 적대적이라고 평가되는 외국 매체에 취재 자료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사람들도 매우 많다. 기자인 아르민은 "전시 상황인 지금은 전쟁에 대해 보도하면 간첩죄가 적용될 수 있다"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일각에서는 이란 정권이 전시 상황에서 국가 안보와 내부 질서 유지를 명분으로 반대 세력을 더욱 강력히 통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정권의 입장에서는 외부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내부의 분열을 최소화하고 통치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된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제 강화가 장기적으로는 이란 사회의 불안정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향후 이란 정권의 내부 탄압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국제사회의 인권 문제 제기를 더욱 거세게 만들 전망이다. 이란 내부의 개혁 움직임은 더욱 위축될 것이며, 이는 중동 지역의 안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사회는 이란의 인권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함께 외교적 압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란#전쟁#이후#체제#공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