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확대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상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6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2.2%보다 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한은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 흐름을 보였음에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류 가격 급등이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 국제유가 급등에 석유류 상승률 21.9%
이번 물가 상승의 핵심 변수는 에너지 가격이었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지난 2월 -2.4%에서 3월 9.9%, 4월에는 21.9%까지 치솟았다.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대에서 12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급등한 영향이 직접 반영됐다.
실제 4월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도 리터당 1,986원 수준까지 상승하며 소비자 체감 물가 부담을 키웠다.
한국은행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와 석유 최고가격제 등이 유가 충격을 일부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지만, 국제유가 흐름 자체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 농축수산물 안정세에도 체감물가 부담 확대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갔다.
4월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0.5% 하락하며 전월(-0.6%)과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채소류와 과실류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전체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그러나 생활물가 상승률은 2.9%로 전월 2.3%보다 크게 높아졌다.
생활물가는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 중심으로 산출되는 만큼 실제 체감물가 부담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에너지 가격 급등은 교통비와 외식비, 물류비 등으로 연쇄 파급될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 부담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근원물가는 안정…하지만 안심 이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2%를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국제항공료 상승 등의 영향으로 공공서비스 물가 오름폭이 확대됐고, 개인서비스 물가 역시 3%대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충격이 중심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비스 물가와 생활밀착형 품목으로 상승 압력이 번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 역시 “석유류 이외 품목으로의 파급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 5월 물가 추가 상승 가능성 경고
한은은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석유류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다 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5월 농축수산물 가격이 평년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던 만큼 올해에는 통계상 물가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식료품 가격 흐름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정부 물가 안정 대책도 이어지고 있어 일부 상방 압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한은은 기대했다.
▲ 중동 리스크가 최대 변수
향후 물가 흐름의 최대 변수는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방향이 될 전망이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원유 공급 불안 우려가 국제유가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중동 상황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유가 흐름, 석유류 외 품목으로의 파급 여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경계심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물가뿐 아니라 소비와 경기 회복 흐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금리 정책 부담도 커질 가능성
물가 상승 압력이 재차 확대되면서 통화정책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경기 둔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상승세까지 재차 확대될 경우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 시점을 더욱 신중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9%까지 상승한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물가 전망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로,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실제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제유가 흐름과 미국 통화정책, 중동 지정학 리스크 등이 국내 물가와 금융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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