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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경품 규제 완화 논의 본격화, 사행성 재연 우려와 산업 활성화 기로

이성경 기자
게임 경품 규제 완화 논의 본격화, 사행성 재연 우려와 산업 활성화 기로
©연합뉴스

 

게임업계의 경품 규제 완화 요구가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와 학계는 신중한 접근을 보인다. 현행 규제가 온라인 게임 운영에 제약을 가하지만,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재연 및 P2E 게임의 도박성 변질 가능성 등 복합적 쟁점이 존재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사회적 수용 범위 내에서 방안 모색을 시사하며 정책 방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게임물 경품 규제 완화 요구가 게임업계 전반에서 확산 일로에 있으며, 이는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경직된 규제 환경에 대한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에 참가하는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경품 규제 완화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최 장관은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지며,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온라인 게임 경품 규제를 아케이드 게임에만 적용하고 온라인 게임에서는 폐지하는 내용의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을 지난해 대표 발의했다.

현행 게임산업법의 경품 규제는 게임 운영 과정에서 다양한 제약을 초래한다.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운영진은 지난해 말 '카제로스 레이드: 최후의 날' 최고 난도 처치 팀에게 게임 피규어를 기념품으로 지급하려 했으나,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게임 결과에 따른 실물 경품 지급이 게임산업법 위반이라며 내용수정신고를 반려했다. 넷마블은 2024년 초 '레이븐2' 출시 기념 e스포츠 대회에 상금을 내걸었으나, 게임위는 이용자의 게임 장시간 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하였다. 2023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또한 신규 던전 출시 기념 치킨 기프티콘, 마우스패드 등 소소한 경품 이벤트를 계획했으나 게임 이용 결과와 연관된다는 이유로 게임위의 반려 처분을 받았다.

무작위 추첨 방식은 허용되지만, 게임 이용 결과와 연관된 경품 지급은 원천 금지되는 것이 현행 규제의 핵심이다. 블루포션게임즈는 2024년 '에오스 블랙' 출시 당시 퀘스트 수행을 통해 얻는 응모권으로 6천만~7천만원 상당의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 G80을 제공하려 했으나, 게임위의 제동으로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변경하여 이벤트를 진행했다. 규제의 영향은 유통업계까지 미쳐, 2023년 게임위는 앱 내 보상형 미니게임을 서비스하는 국내외 7개 업체에 등급분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앱 내에서 작물 키우기 게임을 통해 실제 과일이나 채소를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선보인 '올웨이즈'와 미션을 완료하면 생필품을 주는 미니게임을 서비스했던 '그립' 등은 내용을 출석 체크 형태로 수정해야 했다.

이러한 경품 규제의 근간은 2006년 전국을 뒤흔든 사행성 게임기 '바다이야기' 사태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바다이야기'는 오락기에서 나온 상품권을 게임장 인근에서 현금을 주고 매입하는 방식으로 도박 규제를 회피하며 사회적 문제로 비화했다. 현행 게임산업법의 경품 규제는 이와 같은 불법 영업 방식을 원천 봉쇄하고자 마련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성인 오락실, 성인 PC방 등에서는 여전히 불법 환전 영업이 암암리에 성행하며, 경찰과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주기적 합동 단속에도 불구하고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오히려 확산하는 경향을 보인다.

게임업계는 경품 규제 완화가 산업 진흥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하나, 사행성 확산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조승래 의원안처럼 규제를 아케이드 게임에 한정하더라도 웹보드 게임이나 소셜카지노 게임의 사행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웹보드 게임에서는 미리 짜고 잃어주기 방식으로 불법 머니를 충전해 주는 환전상과 이를 홍보해 주는 인터넷 방송인들이 공공연하게 활동하며, 업체들의 모니터링과 패치에도 불구하고 환전상들은 시스템 허점을 찾아 영업을 지속한다.

경품 규제 완화가 블록체인을 도입한 P2E(Play to Earn) 게임 허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P2E 장르는 코로나19 이후 가상화폐 붐이 시들해지면서 생명력을 잃은 것이 사실이나, 경품 규제 완화가 적용될 경우 도박성 게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P2E 게임이 합법인 해외 국가들에서는 가상화폐와 결합한 카지노 게임, 스포츠 베팅 사이트가 성업하며,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던 일부 국내 게임사들도 한때 소셜카지노 게임업체와 적극적으로 제휴하며 사업 확장을 꾀한 바 있다.

게임 산업 진흥과 사행성 방지라는 두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한 세심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는 게임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과거의 교훈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균형 잡힌 정책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규제 완화가 산업 활성화로 이어지되,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부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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