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HMM 나무호, 호르무즈 해협 화재로 운항 장기화…해운업계 손실 심화

이성경 기자
HMM 나무호, 호르무즈 해협 화재로 운항 장기화…해운업계 손실 심화
©연합뉴스

 

HMM의 다목적 화물선 나무호가 호르무즈 해협 고립에 이어 원인 미상 화재까지 겪으며 상업 운항 재개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국 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고립으로 3월 말 기준 하루 약 4억9천만 원의 손실을 보는 상황이다. 나무호는 최대 1천억 원의 보험금 수령이 가능하나, 고립과 운항 차질에 따른 모든 비용을 충당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HMM 나무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장기 고립과 더불어 원인 미상의 화재 사고를 겪으며 상업 운항 재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한국 선사들은 3월 말 기준 하루 약 4억9천만 원의 추가 비용을 지출하며 막대한 손실을 감당하고 있다. 나무호는 전쟁보험 특약을 통해 전손 시 최대 1천억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으나, 이는 기존 운항 차질과 고립으로 인한 모든 손실을 보전하기에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적재용량(DWT) 3만8천톤급의 다목적 화물선인 나무호는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에서 진수되어 올해 초 HMM에 인도되었다. 이 선박은 첫 상업 운항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갇히는 악재를 맞이하였다. 나무호는 지난 1월 10일부터 2월 5일까지 중국 칭다오, 펑라이, 타이창 등지에서 중량화물을 싣고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했다.

나무호가 오만만과 페르시아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시점은 2월 25일로 확인되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같은 달 28일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시점으로부터 불과 사흘 전이었다. 이후 나무호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이는 상황에 처했다.

나무호는 3월 18일까지 중국에서 가져온 화물을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과 담만 항구에 하역하는 작업을 완료하였다. 약 3주간의 하역 작업 기간에도 호르무즈 해협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고, 민간 선박 피격 사례가 잇따르며 이란의 기뢰 설치 징후까지 포착되었다. 이에 나무호는 모든 화물을 내린 후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인근 해역에 닻을 내리고 기약 없는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4월부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시작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기 시작하였다. 페르시아만에 고립된 다수의 선박은 해협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나무호 역시 4월 30일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인근에서 UAE 움알쿠와인 인근 해역으로 정박 위치를 옮겼다.

그러나 나무호는 UAE 인근 해역으로 이동한 지 나흘 만인 이달 4일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하며 새로운 악재에 직면하였다. 사고 당시 주변 선박에서도 큰 폭발음이 들렸으며, 인근 HMM 다온호를 포함한 다른 선박에 퇴선이 필요하다는 무전이 전해지기도 했다. 화재 원인이 이란의 공격과 같은 외부 요인인지, 혹은 선박 결함과 같은 내부 요인인지는 현재 조사 중이다.

나무호의 UAE 인근 해역 이동은 통항 재개 기대감에 따른 합리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무호가 독자적으로 행동하다가 이란의 공격을 당했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업계와 학계는 이러한 주장을 반박한다. HMM 관계자는 "이번 화재 발생 당시 나무호 인근에는 다른 선박들도 다수 정박해 있었다"며 "나무호는 4월 30일부터 움직이지 않고 한곳에서 정박하고 있었다"고 설명하였다. 해상법 전문가인 김인현 고려대 명예교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가능성이 커질 때 선박 묘박지를 해협 인근으로 옮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나무호가 독자적으로 행동했다고 말할 수 없다"며 "해협이 열렸을 때 빨리 출발하기 위한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강조하였다.

지난 8일부터 화재 원인 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이번 악재의 여파는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 고립으로 이미 매일 손실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선박 조사와 수리 일정까지 겹치면서 상업 운항 재개는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해운협회는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한국 선사들이 3월 말 기준 전쟁보험료, 유류비, 선원비 등을 추가로 지출하며 하루 약 4억9천만 원의 손실을 본다고 집계하였다.

기존 운항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신규 운송을 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기회비용 또한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호는 전쟁보험 특약을 통해 전손 시 최대 1천억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나, 구체적인 보상액은 화재 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HMM 관계자는 "보험 보상액을 받더라도 호르무즈 고립과 운항 차질에 따른 비용을 모두 충당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은 해운업계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며 추가적인 비용 증가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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