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AI, 단순 생성 넘어 판단·실행 영역 확장…사이버 위협 심화 속 보안 패러다임 전환 가속

이성경 기자
AI, 단순 생성 넘어 판단·실행 영역 확장…사이버 위협 심화 속 보안 패러다임 전환 가속
©연합뉴스

 

인공지능(AI) 기술이 단순 정보 생성 단계를 넘어 판단과 실행 영역으로 급속히 확장하며 산업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AI 기반 사이버 공격이 자동화되면서 지난해 랜섬웨어 피해는 389% 급증한 7천831건을 기록하는 등 보안 위협이 심화한다. 정부와 업계는 AI 보안주권 확보와 새로운 방어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인공지능(AI)이 단순 정보 생성에 머물지 않고 논리적 판단과 실행 역량까지 갖추며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추론형 AI와 자율형 AI(에이전틱 AI)의 부상은 사이버 공격 자동화를 촉진하며 보안, 업무, 플랫폼 전략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업계는 AI 경쟁의 초점이 단순한 정보 생성 능력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논리적 판단·실행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AI 활용 공격이 확산하면서 보안 위협 양상 또한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보안 기업 포티넷의 '2026 글로벌 위협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랜섬웨어 피해 건수는 전년 대비 389% 증가한 7천831건으로 집계되었다. 익스플로잇(취약점 침투) 시도 역시 25% 늘어난 1천219억건에 달하며 공격 표면이 크게 확대되었음을 시사한다.

공격자들은 '섀도우 에이전트' 형태의 도구를 활용하여 표적 탐색부터 침투 경로 설계, 공격 실행까지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하며 공격 속도를 가속화한다. 포티넷 산하 '포티가드 랩스' 분석 결과, 신규 취약점 공개 이후 최초 공격 시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24∼48시간 수준으로 단축되었다. 이는 전년 평균 4.76일과 비교할 때 대응 가능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AI 고도화에 따른 보안 위협 증가는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8일 글로벌 AI 기업들의 사이버보안 프로젝트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점검하기 위해 산학연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앤트로픽의 '미토스'와 오픈AI의 'GPT 5.5' 등 고도화된 AI 에이전트 모델들이 취약점 탐지 성능을 끌어올리면서 자율형 AI 기반의 공격 가능성이 주요 보안 이슈로 부상하였다.

정부는 지난달 전국 3만여개 기업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대상으로 보안 점검을 요청하고 기업 대응 요령과 최고경영자(CEO) 행동 수칙을 배포하며 선제적 대응을 강조하였다. 간담회에서는 글로벌 AI 프로젝트 참여 확대와 함께 국내 AI 보안 역량 강화를 통한 'AI 보안주권' 확보 필요성이 주요 화두로 제시되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보보호 패러다임 역시 AI 기반 보안 체계로의 전환을 더 이상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로 트러스트 및 양자 보안 기반 대응 체계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I 활용 방식 또한 단순 생성 단계를 넘어 복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단순 답변 생성보다 중간 사고 과정을 거쳐 결론을 도출하는 '추론형 AI'(reasoning AI) 기능 강화에 집중한다. 기존 생성형 AI가 가장 그럴듯한 답을 빠르게 제시하는 데 강점이 있었다면, 추론형 AI는 문제를 단계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GPT-5.5 프롬프트 가이드라인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오픈AI는 최신 모델일수록 복잡한 지시보다 단순하고 명확한 명령이 효과적이며, "단계별로 생각하라"와 같은 방식이 추론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는 수학 문제 풀이, 코드 오류 수정, 데이터 분석 등 복합 작업에서 단계별 판단 과정을 거쳐 답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업계는 AI 경쟁이 단순 생성 능력을 넘어 판단, 실행, 보안 역량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본다. AI가 단순한 생산성 도구를 넘어 실제 업무와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활용되면서 산업 구조 변화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다만, AI의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위협에도 불구하고, 효율성 증대와 혁신 동력이라는 긍정적 측면 또한 간과할 수 없다.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새로운 보안 위협과 동시에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이라는 기회를 제공한다. 정부와 기업이 AI 보안주권 확보와 선진적인 보안 체계 구축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한다면, AI 시대의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고 기술 혁신의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균형 잡힌 접근이 미래 산업 질서의 안정성을 담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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