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고액 투자 영주권 제도인 '골드카드' 비자가 법적 근거 미비와 고비용 구조로 인해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100만 달러 이상의 막대한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행정명령에 의존한 불안정한 지위 탓에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수임 자체를 비윤리적 행위로 규정하며 신청 자제를 강력히 권고하는 추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유한 외국인을 겨냥해 야심 차게 내놓은 골드카드 비자 제도가 법적 정당성 논란에 휩싸이며 초기 안착에 실패하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주요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해당 제도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의뢰인들에게 신청을 만류하거나 관련 사건의 대리를 거부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장밋빛 전망과 달리 실제 법조계 현장에서는 해당 정책의 지속 가능성과 안전성에 대해 극도로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민 전문 변호사 마이클 와일즈는 최근 골드카드 비자에 관심을 보이는 잠재적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적으로 결함이 많은 제도를 바탕으로 사건을 맡는 것 자체가 변호사로서 비윤리적일 수 있다는 비판적 견해를 피력했다. 와일즈 변호사는 과거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그 부모의 이민 절차를 전담했던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가 시절부터 두터운 신뢰를 쌓아온 전문가라는 점에서 그의 이번 발언은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말부터 최소 100만 달러에서 최대 200만 달러의 투자금을 납부할 경우 미국 영주권을 부여하는 골드카드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 한화로 약 14억 8천만 원에서 29억 6천만 원에 달하는 이 투자금은 미국 재정 기여와 해외 우수 인재 유입을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그러나 법조계는 이 제도가 의회의 정식 승인을 거치지 않은 행정명령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는다.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라 행정명령 하나로 언제든 폐지될 수 있는 제도는 투자자에게 치명적인 법적 리스크를 안길 수밖에 없다. 현재 골드카드 제도와 관련한 소송이 진행 중인 데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문제의 불확실성 또한 신청을 주저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유층을 상대하는 이민 변호사 7명을 심층 인터뷰하여 이들이 공통적으로 제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실제로 워싱턴DC에서 개최된 투자이민 관련 행사에서도 골드카드 제도는 시장의 주류 논의 대상으로 격상되지 못했다. 인베스트 인 더 USA의 애런 그라우 대표는 행사 현장에서 해당 제도가 실질적인 비즈니스 논의보다는 가벼운 화젯거리에 그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보수적인 자산가들과 그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법률 대리인들이 골드카드를 안정적인 이민 경로로 신뢰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 측 자료에 따르면 골드카드 비자의 실질적인 성과는 당초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하원 청문회에서 최근까지 단 1명만이 골드카드를 발급받았다고 공식 확인했다. 현재까지 접수된 전체 신청 건수는 338건이며 이 중 환불이 불가능한 1만 5천 달러의 수수료를 납부한 사례는 165건으로 집계되었다. 국토안보부의 서류 작성 단계까지 진입한 사례 역시 59건에 불과해 고액 자산가들의 실제 참여도는 매우 저조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골드카드가 기존의 검증된 투자이민 제도인 EB-5와 비교했을 때 경제적 실익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분석한다. EB-5 비자는 80만 달러 투자로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까지 영주권 취득이 가능하며 법적 근거도 명확하다. 반면 골드카드는 본인 1인당 100만 달러를 내야 하며 가족이 동반할 경우 1인당 추가로 100만 달러를 더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로잔나 베라르디 변호사는 이민 변호사의 최우선 임무가 의뢰인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골드카드 사건을 수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고액의 비용 부담과 법적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의뢰인을 사지로 몰아넣을 수 없다는 논리다. 이는 시장 질서를 중시하는 보수적 법률 시장에서 정책의 신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드카드 제도가 미국 재정에 기여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정책의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되는 행정 중심의 이민 대책은 결국 시장의 외면과 법적 분쟁만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의회의 입법 과정이나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제도 자체가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골드카드 제도가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기존 제도와의 형평성을 재고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불투명한 구조가 지속될 경우 미국 투자이민 시장의 혼란은 가중될 것이며 이는 국가 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자산가들이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이동하는 상황에서 법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정책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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