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지정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쿠팡은 이번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하며 공정위의 행정 처분에 정면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김 의장의 친족 경영 참여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 가운데 이번 소송은 외국계 기업 총수 지정의 법리적 기준을 가르는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본격적인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유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8일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등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지난달 공정위가 쿠팡의 동일인을 기존 법인에서 자연인인 김 의장으로 변경 지정한 지 약 열흘 만에 이루어진 전격적인 조치다.
법적 절차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쿠팡은 소송 제기 이튿날인 9일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집행정지 신청은 행정 처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법원의 본안 판결 전까지 처분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멈춰달라는 절차다. 쿠팡은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기업 경영의 자율성과 법적 예측 가능성을 침해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사법부의 판단을 구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그동안 쿠팡 법인으로 지정되어 있던 동일인을 자연인인 김 의장으로 변경하여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쿠팡이 2021년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처음 지정된 이후 3년 만에 이루어진 동일인 변경 사례다. 그간 공정위는 외국계 기업의 경우 관례적으로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왔으나 쿠팡에 대해서는 예외적인 잣대를 적용하며 규제 수위를 높였다.
행정 처분의 근거로 공정위는 김 의장의 친족이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명시하며 예외 요건 미충족을 주장했다. 특히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씨가 쿠팡 경영에 사실상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동일인 변경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위는 이러한 경영 실태가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규정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하며 김 의장을 총수로 못 박았다.
쿠팡 측은 이러한 공정위의 판단이 시장 현실과 법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쿠팡은 김 의장과 그 친족이 한국 내 계열회사의 지분을 단 1%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익 편취의 구조적 가능성 자체가 차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지분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의 동일인 지정은 과도한 규제이며 기업 집단 규제의 본래 취지인 부당 내부 거래 방지와도 거리가 멀다는 논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소송이 지니는 상징적 의미에 주목하며 법리적 쟁점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쿠팡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김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전혀 없다"며 공정위의 처분이 행정적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주장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동일인 지정의 핵심 요건인 '실질적 지배력'과 '사익 편취 위험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질서의 확립을 우선시하는 공정위의 입장에서는 대기업 집단의 투명한 감시를 위해 엄격한 기준 적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특정 기업에만 예외를 허용할 경우 다른 외국계 대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규제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한다. 공정위는 기업의 국적이나 창업주의 거주지와 무관하게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여 동일인 체제를 운영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향후 재판 결과는 쿠팡뿐만 아니라 한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경영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최종 확정될 경우 친족의 지분 보유 현황 및 거래 내역에 대한 공시 의무가 발생하며 위반 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법원이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김 의장의 동일인 지위는 유예되나 기각될 경우 즉각적인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소송은 기업의 자율적 경영권 보호와 정부의 공정한 시장 감독권 사이의 충돌을 상징하는 법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서울고법이 제출된 증거와 쿠팡의 지배구조를 면밀히 검토하여 동일인 지정의 정당성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법적 절차를 통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입증하는 동시에 불합리한 규제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싸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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