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압구정5구역 수주전 격돌, 현대건설 '확정금리·LTV 100%' vs DL이앤씨 '전 세대 한강 조망'

정휘 기자
압구정5구역 수주전 격돌, 현대건설 '확정금리·LTV 100%' vs DL이앤씨 '전 세대 한강 조망'
©연합뉴스

 

서울 강남 재건축의 핵심 사업지인 압구정5구역을 선점하기 위해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각각 파격적인 금융 조건과 하이엔드 특화 설계를 앞세워 정면 승부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총 공사비 1조 4,960억 원에 모든 특화 비용을 포함한 '올인원' 제안을 던졌으며, DL이앤씨는 전 세대 한강 조망권 확보율 104%를 달성하는 독보적인 설계안으로 맞불을 놓았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제시한 사업 제안서는 국내 정비사업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파격적인 조건들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 양사는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상징성을 고려해 자사의 모든 기술력과 자금 동원력을 집중 투입하며 조합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업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금융 혜택을, DL이앤씨는 주거 가치를 극대화하는 공간 설계와 글로벌 협업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현대건설은 조합원의 추가 부담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1,927억 원 규모의 하이엔드 특화 비용을 총 공사비 1조 4,960억 원에 완전히 통합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해당 공사비에는 제로월(ZERO WALL) 240도 광폭 파노라마 조망과 17m 높이의 하이 필로티, 순환형 커뮤니티 공간인 '서 써클 420' 등 핵심 특화 상품이 모두 반영되었다.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안설계 비용과 공사비 검증 비용, 초기 커뮤니티 운영비까지 시공사가 부담함으로써 조합원의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 조건 측면에서 현대건설은 코픽스(COFIX) 금리에 0.49%를 더한 확정금리를 제안하며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직접 짊어지기로 결정했다. 조달금리가 제안한 금리를 초과할 경우 그 차액은 현대건설이 전액 부담하며, 사업비 대여 범위 역시 조합이 필요로 하는 전체 금액으로 넓게 설정했다. 이주비는 압구정 일대의 높은 시세를 반영해 담보인정비율(LTV) 100%를 제안했으며, 추가 분담금은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납부를 유예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담았다.

이에 맞서는 DL이앤씨는 '아크로 압구정'이라는 단지명 아래 한강 조망권을 극대화한 설계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여 독보적인 하이엔드 주거 가치를 제안했다. DL이앤씨는 전 세대에서 S급 이상의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 효율을 104%까지 끌어올렸으며, 한강변 첫 번째 열에 조합원 세대를 100% 배치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이는 단순한 건축을 넘어 한강이라는 입지적 자산을 모든 조합원이 공평하게 누리게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단지 구성은 한강을 감싸는 실루엣의 '더 매너 컬렉션'과 초고층 랜드마크인 '더 리젠트', 수직적 공간감을 강조한 '더 코트' 등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 압구정의 스카이라인을 재편한다. 1개 층을 1세대가 독점하는 구성과 테라스를 품은 맨션, 국내 공동주택 최초의 초대형 슈퍼 펜트하우스 등 동별 특성을 살린 하이엔드 설계를 적용했다. DL이앤씨는 이를 통해 압구정5구역을 단순한 아파트 단지가 아닌 세계적인 수준의 예술적 건축물로 승화시킨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전문가들과의 협업 역시 DL이앤씨가 내세우는 강력한 차별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적인 럭셔리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인 '야부 푸셸버그'가 커뮤니티 공간인 '클럽 아크로'를 설계하며, 영국 왕실 조경을 담당한 '톰 스튜어트 스미스'가 특화 정원 조성에 참여한다. 아울러 국토교통부 건설 신기술 인증을 받은 100년 내구성 기반 초고층 기술과 UV-C 살균 물 관리 기술 등 첨단 시스템을 총동원하여 주거의 질을 높일 예정이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파격적인 제안이 향후 건설사의 수익성 악화나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과도한 금융 지원과 특화 설계 경쟁이 실제 시공 과정에서 예산 부족이나 공기 지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압구정이라는 상징적 입지를 선점함으로써 얻는 브랜드 홍보 효과가 이러한 리스크를 상쇄할 만큼 크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압구정5구역 수주전은 단순히 한 현장의 공사권을 따내는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하이엔드 주거 시장의 패권을 누가 쥐느냐를 결정하는 상징적 전투"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대건설의 강력한 금융 지원책과 DL이앤씨의 압도적인 설계 역량 중 조합원들이 어느 가치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수주전의 결과는 향후 이어질 압구정 내 타 구역 재건축 사업은 물론 강남권 전체 정비사업의 사업 조건과 설계 트렌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이번 사례가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위축된 재건축 시장에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최종 선택에 따라 압구정의 미래 지도가 그려질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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