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호르무즈 봉쇄로 매주 1억 배럴 증발…아람코 "에너지 정상화 2027년까지 불투명"

정휘 기자
호르무즈 봉쇄로 매주 1억 배럴 증발…아람코
©연합뉴스

 

세계 최대 석유 기업 사우디 아람코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는 해협 봉쇄로 매주 약 1억 배럴의 석유 공급이 차단되고 있으며, 시장 정상화는 2027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재고가 고갈되는 올해 5월과 6월을 기점으로 공급난의 고통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봉쇄가 글로벌 석유 시장을 역사상 최악의 공급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현재의 에너지 위기를 수급 불균형의 임계점으로 규정했다. 해협 개방이 지연될 경우 석유 시장의 완전한 정상화는 2027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된다. 시장은 향후 수년간 공급 부족에 따른 극심한 변동성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물류 마비 현상은 이미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으며 시장의 공포를 자극하는 핵심 요소다. 과거 하루 평균 70척에 달하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수는 최근 2척에서 5척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러한 물류 차단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시장은 매주 약 1억 배럴에 달하는 유동 물량을 상실하게 된다. 에너지 공급망의 혈맥이 막히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공급 부족에 따른 실질적인 충격은 올해 2분기에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나세르 CEO는 3월에 출항한 선박들이 이동 중이었던 4월에는 문제가 이제 막 드러나기 시작한 단계라고 진단했다. 유통 경로에 있던 물량이 소진되고 재고가 본격적으로 바닥나기 시작하는 5월과 6월에는 공급난의 고통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실질적인 에너지 수급 중단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람코는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는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사우디 측은 필요할 경우 3주 안에 최대 지속 생산 능력(MSC)인 일일 1,200만 배럴(BPD)에 도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공급 공백을 메우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사우디의 시장 지배력을 활용한 전략적 대응이다.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생산량 확대는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을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물류 우회를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는 홍해 연안의 얀부항이 지목되었다. 아람코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서부 얀부항의 수출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현재 하루 500만 배럴의 원유 수출 능력을 갖춘 얀부 북부 및 남부 터미널의 용량을 추가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얀부항은 원유 수출뿐만 아니라 정제 제품을 위한 별도의 터미널을 운영하며 호르무즈를 대체할 핵심 통로로 부상하고 있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높은 정제 마진을 고려한 석유 제품 생산 극대화 기조도 유지된다. 아람코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때까지 마진이 큰 석유 정제 제품 생산을 최대로 끌어올려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이란의 공격을 받은 정제 시설들을 며칠 만에 복구 완료하며 운영 효율성을 입증했다. 현재 사우디 서부 지역 정제 시설 가동을 극대화하여 시장의 수요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다만 시설 운영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설 가동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재가동 시 기술적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아람코가 직면한 잠재적 리스크다. 나세르 CEO는 "설령 오늘 당장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된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다시 균형을 잡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사태의 조기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물리적 복구와 시장 심리 회복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향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전략 비축유 및 상업 재고를 재확충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 상태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해협 개방 전까지는 공급 부족에 따른 수요 억제 현상이 불가피하며, 이는 산업 전반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안정적인 수급 경로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아람코의 이번 경고는 에너지 시장의 질서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사우디 아람코는 주요 보급로가 막힌 상황에서 서부 지역의 정제 및 수출 시설 가동을 최대로 끌어올려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재구축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2027년까지의 장기적인 불황 가능성에 대비한 시나리오 경영이 요구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아람코의 생산 지표와 얀부항의 물동량 변화를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에너지 쇼크의 여파는 단순한 수급 문제를 넘어 글로벌 경제 지형을 바꾸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호르무즈#봉쇄로#'매주#1억#배럴
호르무즈 봉쇄로 매주 1억 배럴 증발…아람코 "에너지 정상화 2027년까지 불투명" : 경제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