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마약수사 외압' 주장 백해룡 경정, 명예훼손 피의자로 검찰 수사대 올랐다

이겨례 기자
'마약수사 외압' 주장 백해룡 경정, 명예훼손 피의자로 검찰 수사대 올랐다
©연합뉴스

 

검찰이 인천세관 직원들에 대한 마약 밀수 공조 의혹을 제기했던 백해룡 경정을 상대로 명예훼손 및 피의사실 공표 혐의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마약 밀수 혐의에 대해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세관 직원들이 지난 3월 백 경정을 고소함에 따라 수사 당국은 고소인 조사를 마쳤으며, 향후 백 경정에 대한 직접 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강호준 부장검사)는 지난 11일 백 경정을 피의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인천공항 세관 직원 3명을 소환해 고소 경위와 피해 사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백 경정이 제기한 세관 마약수사 은폐 의혹이 검찰 합동수사단에 의해 사실무근으로 결론 난 뒤 이루어진 법적 후속 절차다. 검찰은 고소인들을 대상으로 백 경정이 수사 과정에서 이들의 실명을 공개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게 된 구체적인 맥락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사건의 발단은 백 경정이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재직하던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백 경정은 말레이시아 국적의 마약 운반책들이 국내로 필로폰을 밀수하는 과정에서 인천세관 직원들이 보안 검색을 무력화하며 이들을 도운 공범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관세청과 경찰 지휘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백 경정은 이후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에 파견되었을 당시에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으며, 이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의 실명이 포함된 수사 기록을 외부에 공개했다. 그러나 사건을 재검토한 합동수사단은 지난 2월 백 경정이 제기한 의혹 전반에 대해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세관 직원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수사 기관의 공식적인 결론은 백 경정의 주장이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추측에 의존했음을 시사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수사의 핵심 쟁점이 공무원의 피의사실 공표가 정당한 공익 제보의 범주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백 경정이 수사 기록을 유출한 행위가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특정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의혹을 제기한 것이 명예훼손의 고의성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 중이다. 수사 기록 유출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어 사법적 판단이 엄격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 관계자는 "고소인들에 대한 1차 조사를 통해 백 경정의 행위로 인한 피해 규모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향후 피고소인인 백 경정을 소환하여 법 위반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고소인 조사 이후 피의자 신분인 백 경정에 대한 조사가 수사 절차상 당연한 수순임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 경정에 대한 소환 시점은 압수물 분석과 고소인 진술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백 경정의 행위가 수사 기관 내부의 부조리를 알리려는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법 전문가들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기밀 정보를 임의로 공개하는 행위는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 결과의 선함과 관계없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무고한 공무원들이 마약 밀수 공범이라는 오명을 쓴 점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로 간주된다.

현재 백 경정은 합동수사팀 파견 종료 이후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복귀하여 근무 중이다. 그러나 그는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수사 기록 유출과 관련하여 서울경찰청의 감찰 조사를 동시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사안이 조직의 신뢰도와 직결된 만큼 감찰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검찰 수사는 백 경정이 주장했던 외압의 실체 여부보다는 그가 정보를 취급하고 공개하는 과정에서 형사법을 위반했는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백 경정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수사 기관 종사자의 정보 관리 책임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것이다. 검찰은 조만간 백 경정에게 출석 통보를 하고 본격적인 피의자 심문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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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수사 외압' 주장 백해룡 경정, 명예훼손 피의자로 검찰 수사대 올랐다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