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기온 상승이 바꾼 유통가 기상도... 롯데마트, 4주 빠른 '초여름 농산물' 25만 개 선제 확보

이성경 기자
기온 상승이 바꾼 유통가 기상도... 롯데마트, 4주 빠른 '초여름 농산물' 25만 개 선제 확보
©연합뉴스

 

롯데마트가 기온 상승으로 앞당겨진 농산물 출하 시기에 맞춰 예년보다 4주 빠른 제철 먹거리 공급 체계를 가동한다. 초당옥수수 물량을 전년 대비 20% 늘린 25만 개 확보하고 강원 찰토마토 판매를 전국 점포로 확대하는 등 기후 변화에 따른 수급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국내 유통업계의 제철 농산물 공급 지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평년 기온을 웃도는 날씨가 이어지며 농산물의 생육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찰토마토와 초당옥수수 등 초여름 대표 품목의 판매 시점을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겼다. 이는 불안정한 기상 조건 속에서도 안정적인 먹거리 공급망을 유지하여 시장 질서를 확립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강원 찰토마토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인 시즌 운영에 돌입하며 지난해와 비교해 4주나 이른 행보를 보였다. 현재 전국 70여 개 주요 점포에서 소비자들에게 우선 선보이고 있으며 산지 공급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물량을 확대하는 중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21일을 기점으로 해당 품목의 판매를 전국 모든 점포로 일제히 확대하여 수요 대응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초여름 별미로 각광받는 초당옥수수 역시 오는 14일부터 전국 매대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 롯데마트는 기온 상승에 따른 출하 시기 변동을 예측하고 산지와의 긴밀한 사전 협업을 통해 수급 준비를 마친 상태다. 특히 대형마트와 슈퍼의 통합 소싱 역량을 결집하여 전년 대비 20% 증가한 25만 개의 대규모 물량을 사전에 확보함으로써 가격 안정성을 도모했다.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산지 포트폴리오를 전국 단위로 대폭 확장한 점이 이번 물량 확보의 핵심 성과로 꼽힌다. 기존의 핵심 산지였던 경남 밀양과 의령에만 의존하지 않고 제주, 전남 해남, 충북 괴산 등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했다. 이러한 산지 다변화 전략은 특정 지역의 기상 이변이나 재해로 인한 리스크를 분산하고 소비자에게 균일한 품질의 상품을 제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유통 현장에서는 기후 리스크 관리가 상품기획자(MD)의 가장 중요한 전문 역량으로 부상하며 경영 효율성을 좌우하고 있다. 정혜연 롯데마트·슈퍼 신선1부문장은 "기후 변화로 농산물 생육과 출하 시기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상품기획자들의 산지 현장 점검을 확대하고 선제적인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철저한 현장 중심 경영을 통해 제철 먹거리를 최적의 시기에 공급하겠다는 시장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대형마트와 슈퍼의 통합 소싱 체제 구축은 대량 구매를 통한 단가 절감과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 운용을 가능하게 했다. 25만 개에 달하는 초당옥수수 물량을 한 번에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협상력 강화와 통합 운영의 묘미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효율성 중심의 유통 구조 개선은 생산자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일각에서는 조기 출하 경쟁이 과열될 경우 미성숙 과채의 유통이나 전반적인 품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기온 상승이라는 외부 요인에만 의존해 무리하게 출하 시기를 앞당길 경우 당도나 식감이 기준치에 미달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단순한 시기 단축을 넘어 산지 검수와 당도 측정 등 엄격한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병행하며 소비자 신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향후 유통업계의 산지 선점 경쟁은 기후 변화의 가속화와 맞물려 더욱 치열한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선제적인 물량 확보와 체계적인 산지 관리는 기업의 생존을 넘어 국가적인 식량 안보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이라는 사회적 책임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소비자들은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고품질 농산물을 접할 수 있게 되었으나 기후 변동에 따른 가격 유동성에는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결국 기후 위기 시대의 유통 경쟁력은 변화하는 자연 환경에 얼마나 유연하고 과학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롯데마트의 이번 초여름 농산물 조기 등판은 데이터 기반의 수요 예측과 산지 직소싱 강화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법치와 시장 경제의 원칙 아래 투명하고 효율적인 유통 혁신을 지속하는 기업만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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