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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자산, 살아서는 거주하고 사후에는 기부…한국토지신탁·굿네이버스 '유언대용신탁' 협력

정휘 기자
부동산 자산, 살아서는 거주하고 사후에는 기부…한국토지신탁·굿네이버스 '유언대용신탁' 협력
©연합뉴스

 

한국토지신탁이 굿네이버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부동산 자산을 활용한 유산 기부 활성화에 나선다. 기부자가 생전 거주권과 수익권을 유지하면서 사후에 자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미리미리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상속 패러다임의 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토지신탁이 아동권리 전문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와 손잡고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한 유산 기부 문화 확산에 나선다. 이번 협약은 기부자가 생전의 경제적 실리를 유지하면서도 사후에 자산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효율적인 기부 경로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양측은 신탁 설계 자문부터 기부금의 투명한 집행까지 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한국토지신탁은 기부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부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전문적인 신탁 설계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굿네이버스는 기탁된 자산을 목적 사업의 취지에 맞게 관리하고 집행함으로써 기부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민간 금융 서비스와 공익 단체가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기부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작년 출시된 '미리미리 유언대용신탁'은 기부자가 본인 소유 주택에 거주하거나 임대 수익을 수취하는 등 생전 권리를 온전히 보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기부자는 생전에 자신의 자산을 자유롭게 활용하다가 사후에 굿네이버스와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을 사후수익자로 지정하여 자산을 이전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노후 자금 부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면서도 사회적 기여를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국내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1인 가구의 증가세는 전통적인 상속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자녀에게 모든 자산을 물려주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자신의 자산을 사회적 가치 실현에 활용하려는 수요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토지신탁의 이번 행보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여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를 기부와 결합한 결과물이다.

한국의 가계 자산이 부동산에 과도하게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간 유산 기부의 실행력을 저해하는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현금화가 어려운 부동산 자산의 특성상 기부를 결정하더라도 생전 주거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신탁 제도는 이러한 부동산 자산의 경직성을 해소하고 기부자의 생전 권익과 사후 기부 의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법적 장치로 기능한다.

기부 문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되던 복잡한 상속 절차와 세무 문제 역시 신탁사의 전문적인 관리를 통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탁사가 자산의 처분과 배분을 책임짐에 따라 유가족 간의 분쟁 가능성을 차단하고 기부자의 의사를 정확하게 이행할 수 있는 안정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자산 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다만 신탁을 통한 기부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신탁 수수료의 적정성 확보와 기부금 집행 과정에 대한 엄격한 사후 모니터링 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기부 문화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금융사와 NGO 간의 투명한 정보 공유와 기부자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책이 지속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이러한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신탁은 자산 관리의 유연성을 높이는 유용한 수단임은 분명하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국내 상속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편중돼 기부 실행에 제약이 많았던 것이 현실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기부자의 생전 거주권은 확보하면서도 사후 남겨진 부동산은 신탁사가 처분해 일부는 가족이나 친척에게 상속하고 나머지는 학교나 병원, 공익법인 등에 안전하게 기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의 이러한 발언은 신탁 제도가 지닌 실무적 유용성을 뒷받침한다.

향후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한 기부 모델은 학교, 병원 등 다양한 공익법인으로 확산되며 국내 기부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사회가 심화될수록 자산의 효율적 운용과 사회적 환원을 동시에 추구하는 신탁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과 공익 단체의 협력 모델이 정착된다면 한국 사회의 유산 기부 문화는 한 단계 성숙한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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