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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법원 확정판결 취소 여부 가린다…재건축·특검 압수수색 '재판소원' 전원재판부행

윤근일 기자
헌재, 법원 확정판결 취소 여부 가린다…재건축·특검 압수수색 '재판소원' 전원재판부행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확정재판을 취소할지 판단하는 '재판소원' 사건 두 건을 전원재판부에 추가로 회부하며 사법부 판결에 대한 헌법적 심판을 본격화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 3월 제도 시행 이후 전원재판부의 판단을 받게 된 사건은 총 3건으로 늘어났으며, 법원의 법률 해석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헌재는 재건축 조합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와 이예람 중사 사건 특검팀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 관련 사건을 통해 법원 판결의 위헌성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헌법재판소는 12일 지정재판부 평의를 열고 A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김모 변호사가 각각 법원을 상대로 제기한 재판취소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법원의 확정된 판결이라 하더라도 그 해석 과정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했다면 헌재가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재판소원' 제도의 실질적 가동을 의미한다. 이번에 회부된 두 사건은 모두 법원이 법률을 위헌적으로 해석하여 청구인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공통된 주장을 담고 있다.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지난 3월 12일부터 전날까지 접수된 총 651건의 사건 중 대다수인 523건이 각하 처리된 상황에서 이번 회부 결정은 이례적이다. 지난달 29일 사전심사를 통과한 1건을 포함해 현재까지 단 3건만이 전원재판부의 심리 단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헌재가 법원의 재판권을 존중하면서도 헌법적 가치 수호가 시급한 사안에 대해서는 엄격한 선별 과정을 거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첫 번째 회부 사건인 A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사례는 지자체와 체결한 토지 매매계약의 효력과 그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조합은 2017년 서울시 및 영등포구와 매매계약을 맺고 대금을 지급했으나, 이후 해당 계약이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올해 3월 서울고법에서 최종 패소했다. 조합 측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65조의 무상귀속 규정이 민간 사업시행자에게도 적용되어야 함에도 법원이 이를 좁게 해석했다고 주장한다.

해당 조항은 공유재산 중 일반인의 교통을 위해 제공되고 있는 부지가 공공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귀속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합은 법무법인 광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법원이 해당 법률을 위헌적으로 해석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재산권, 재판청구권이 침해되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민간 정비사업의 수익성과 법적 형평성이 걸린 사안인 만큼 헌재의 판단은 향후 재건축 시장의 법적 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 번째 사건은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했던 안미영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 절차상 위법성을 주장하는 김모 변호사의 청구다. 김 변호사는 2022년 7월 참고인 신분으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이 영장 사본을 교부하지 않았고 압수수색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과 대법원은 참고인에게는 영장 사본을 교부받을 권리가 없다고 판단하며 김 변호사의 항고를 기각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의 결정이 형사소송법 제118조와 제219조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적법절차 원칙을 훼손했다고 비판한다.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이라는 이유로 방어권 행사의 기초가 되는 영장 사본 교부를 거부하는 것은 사생활의 자유와 재판청구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는 지적이다. 헌재는 수사기관의 강제처분 시 국민의 기본권 보호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되어야 하는지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판소원 제도가 법원의 최종 판단을 번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법 체계의 근간인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확정된 판결이 헌재에 의해 수시로 뒤집힐 경우 재판의 권위가 실추되고 소송 남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기계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헌재의 개입이 법률 해석의 명백한 위헌성이 발견되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들은 "법원 판결들이 해당 법률을 위헌적으로 해석해 청구인의 평등권, 재산권,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헌재의 개입이 정당함을 피력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대법원 결정이 압수수색영장 사본의 교부 대상에 관한 법률을 위헌적으로 해석·적용해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전문가 인용을 통해 확보된 이러한 주장들은 법원의 독점적 해석권에 대한 헌법적 견제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향후 헌재 전원재판부는 회부된 사건들을 토대로 법원의 법률 해석 권한과 헌재의 기본권 심사 권한 사이의 경계를 확정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심리는 재판소원 제도의 안착 여부를 결정짓는 가늠자가 될 것이며, 사법부와 헌재 간의 권한 배분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기본권 수호라는 헌법적 대원칙 아래 법치주의의 실질적 구현을 위한 헌재의 최종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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