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보이스피싱 변작기 유통 시 징역 3년... 명의도용 방지 '가입제한' 전 국민 확대

정휘 기자
보이스피싱 변작기 유통 시 징역 3년... 명의도용 방지 '가입제한' 전 국민 확대
©연합뉴스

 

보이스피싱 범죄의 핵심 수단인 발신 번호 변작기 유통이 전면 금지되며 위반 시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한다.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 개통을 원천 차단하는 가입 제한 서비스는 모든 이용자에게 기본 제공으로 전환된다. 정부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통신 시장의 질서를 교란하는 범죄 인프라를 강력히 규제하기로 했다.

정부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는 발신 번호 변작기의 유통을 엄격히 금지하고 위반자에 대한 형사 처벌을 대폭 강화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의결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범죄 조직이 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번호로 조작하는 수법을 차단하여 서민 경제를 위협하는 금융 사기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사기를 넘어 통신망의 신뢰를 파괴하는 중대 범죄로 규정되었다.

해외 번호를 국내 번호로 변환하여 표시하는 이른바 '심박스' 등 발신 번호 변작기의 모든 유통 행위가 법적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기존에는 변작기 사용 자체에 초점을 맞췄으나 앞으로는 제조와 수입, 배포, 판매, 대여에 이르는 전 과정을 금지한다. 이는 범죄에 사용되는 기술적 인프라의 공급망을 사전에 차단하여 보이스피싱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불법 장비의 시장 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강력한 시장 관리 의지가 담겨 있다.

규정을 위반하여 변작기를 유통하다 적발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강력한 형사 처벌 기준을 마련한 것은 변작기 유통이 단순한 상행위가 아닌 중대 범죄의 조력 행위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범죄 도구를 제공하는 행위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사법적 판단이 작용했다. 이는 불법 장비 유통으로 얻는 기대 이익보다 법적 처벌의 비용을 높여 범죄 유인을 제거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통신 서비스 이용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 부정 개통을 방지하는 가입 제한 서비스도 대폭 개선한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직접 신청해야만 제공되던 가입 제한 서비스를 이제는 모든 이용자에게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명의도용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공공의 안전망을 개별 신청의 영역에서 보편적 서비스의 영역으로 확대한 셈이다. 이를 통해 정보 취약계층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의 표적이 되는 사례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이용자의 자율성을 존중하기 위해 본인이 원할 경우에는 언제든지 해당 서비스를 해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정부 관계자는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의 기본 제공은 통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범죄 노출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개인 정보 보호와 통신 보안을 강화하여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려는 정책적 노력의 일환이다. 국가가 주도하여 통신 이용 환경의 안전성을 한 단계 격상시킨 조치로 평가받는다.

개정안에는 기간통신사업자의 경영권 안정과 국가 기간망 보호를 위한 지배구조 규제 내용도 포함되었다. 비자발적 사유로 기간통신사업자의 최대 주주가 변경될 경우에도 정부의 인가를 반드시 거치도록 규정했다. 이는 국가의 핵심 인프라인 통신망의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하고 급격한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민간 기업의 영역이라 할지라도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통신망의 경우 국가의 관리 감독이 필수적이라는 논리가 반영되었다.

과기정통부는 발신 번호 변작기 관련 규정을 법 공포 즉시 시행하여 범죄 대응의 시급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가입 제한 서비스 확대와 최대 주주 변경 인가 등 나머지 개정 사항은 공포 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시행한다. 단계적 시행을 통해 시장의 적응 기간을 부여하면서도 시급한 범죄 예방 조치는 즉각적으로 현장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행정의 효율성과 긴급성을 동시에 고려한 집행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법 개정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을 악용한 신종 범죄에 대응하여 법적 공백을 메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범죄 도구의 유통 자체를 막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억제책 중 하나다. 정부는 통신 기술의 오남용을 막고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제도 개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통신 시장의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민생 경제 안정의 토대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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