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2억 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을 권력과 금권이 결탁해 정당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한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추징금 1억 3,720만 원을 함께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명 씨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이 구형되었으며 최종 선고는 내달 23일 내려질 예정이다.
특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 씨로부터 총 58회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피고인이 당선 유력 지위를 이용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그 대가로 특정 인사의 공천에 개입했다고 보았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여론조사 수수와 공천 약속 간의 대가성 성립 여부와 불법 정치자금 기부 혐의의 입증에 집중되어 있다. 특검팀은 "이 사건 범행은 권력과 금권이 결탁해 대의제 민주주의와 정당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한 중대 범죄"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특검은 이를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축했다.
피고인 측은 특검의 주장이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리한 기소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무죄를 강력히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명 씨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되었음에도 피고인 측은 이를 단순한 의견 교환으로 치부했다. 특검은 피고인이 조사 과정에서 명 씨의 직업조차 몰랐다고 진술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고 질타했다.
정치 브로커로 지목된 명태균 씨는 대선 과정에서 불법적인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하며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특검은 명 씨가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범행을 장기간 반복하여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평가했다. 명 씨의 행위는 정당 민주주의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왜곡한 행위로 간주되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무죄 판결을 주요한 법리적 근거로 내세웠다. 지난달 28일 김 여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동일한 쟁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만큼 윤 전 대통령에게도 동일한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는 논리다. 변호인은 명 씨가 여러 사람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배포했을 뿐 피고인이 이를 직접 의뢰하거나 대가를 약속한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은 여론조사 결과 전달이 명 씨 개인의 영업 방식에 불과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했다. "피고인 부부는 명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배포받는 수많은 상대방 중 하나였을 뿐"이라는 것이 변호인 측의 핵심 변론이다. 피고인이 명 씨에게 대가를 약속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정치자금법 위반이 성립될 수 없다는 취지다.
윤 전 대통령은 최후 진술을 통해 이번 기소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검찰과 특검의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대선 후보 부부가 개인적으로 여론조사를 직접 의뢰한다는 발상에 근거한 이 사건 기소가 상식에 반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수사가 다분히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소추라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요청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 수수의 대가로 명 씨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다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김 여사가 별도 기소된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윤 전 대통령의 경우 공천 개입이라는 구체적 권한 행사가 결부되어 사안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양측의 팽팽한 의견 대립 속에서 증거의 효력과 법리 적용의 적절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는 이번 재판의 결과가 향후 정치권의 공천 관행과 여론조사 활용 방식에 상당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징역 4년이라는 무거운 구형량이 실제 선고로 이어질 경우 정치자금법의 적용 범위가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무죄가 선고될 경우 특검의 기소 자체가 정치적 무리수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내달 23일 이번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하며 법적 공방의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재판부의 판단은 명 씨가 제공한 서비스가 실질적인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공천과 연계되었는지를 가리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전직 대통령이 여론조사 수수 혐의로 법정에 선 만큼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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