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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월 인플레이션 쇼크와 중동 전운 고조에 뉴욕증시 일제히 급락 출발

김영 기자
미국 4월 인플레이션 쇼크와 중동 전운 고조에 뉴욕증시 일제히 급락 출발
©연합뉴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8%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확산된 가운데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이란과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외 노선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양상이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의 낙관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5.98포인트 내린 49,608.49로 출발하며 하락 압력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각각 0.37%와 0.66%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시장의 공포를 반영했다.

이번 물가 지표의 핵심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견인한 가파른 물가 오름세에 있다. 4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인 3.7%를 상회하는 수치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결과에 대해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이 공급망과 에너지 비용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년 대비 2.8% 오르며 시장의 기대를 저버렸다. 이는 지난 3월 기록한 2.6%와 전문가 예상치 2.7%를 모두 넘어선 수치로, 물가 상승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근원 물가의 반등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시점을 더욱 늦추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중심에 선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으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종전안을 '쓰레기'라고 규정하며 대규모 전투 재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행정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최근 몇 주 사이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의 긴장감은 즉각적으로 에너지 시장의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026년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장 대비 3.22% 급등한 배럴당 101.23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100달러를 상회함에 따라 기업들의 생산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가계의 소비 여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리건 캐피털의 스카일러 와이난드 최고투자책임자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인플레이션의 강력한 귀환으로 정의했다. 그는 높은 유가가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동 분쟁이 해소되지 않는 한 올해 남은 기간 시장은 인플레이션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기술주와 산업재 부문이 고물가와 고금리 환경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개별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 하향 조정은 증시 하락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되었다. 원격의료업체 힘앤허스 헬스는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시장 예상의 절반 수준으로 제시하며 주가가 13% 이상 폭락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 또한 매출과 이익 가이던스가 모두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며 12%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시장과 유럽 증시 또한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 확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암호화폐 채굴업체 마라홀딩스는 1분기 주당 순손실이 시장 예상보다 두 배 이상 크게 나타나며 주가가 6% 넘게 하락했다. 유럽의 주요 지수인 유로스톡스50과 독일 DAX 지수 등도 일제히 1% 내외의 하락세를 기록하며 글로벌 동반 약세를 시연했다.

일각에서는 4월 CPI의 전월 대비 상승폭이 3월보다는 다소 완화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물가 상승의 기울기가 완만해진다면 시장이 지나친 과잉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적 시각은 이란 전쟁이라는 거대한 변수 앞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소수의견에 그치는 모습이다.

향후 금융시장은 중동의 군사적 전개 상황과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수치가 목표치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기까지 겹침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방어적인 포트폴리오 구축과 현금 비중 확대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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