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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실종된 부산시장 첫 TV 토론... 전재수·박형준 네거티브 공방에 유권자 피로감 가중

음영태 기자
정책 실종된 부산시장 첫 TV 토론... 전재수·박형준 네거티브 공방에 유권자 피로감 가중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첫 TV 토론회에서 정책 비전 대신 과거 행적과 의혹을 둘러싼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는 전 후보의 종교 시설 방문과 증거 인멸 의혹을 정조준하며 공세를 폈고, 전 후보는 박 후보가 정책 대결을 외면한 채 근거 없는 흠집 내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부산시장 자리를 놓고 격돌한 전재수 후보와 박형준 후보는 토론회 직후 각자 자신이 승기를 잡았다고 자평하며 장외 설전을 이어갔다. 양측은 지난 12일 오후 부산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토론회에서 시정 운영의 적임자임을 강조하기보다 상대 후보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를 부각하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이번 토론회는 향후 두 차례 더 예정된 토론의 전초전 성격을 띠었으나, 구체적인 지역 발전 대안보다는 상호 비방이 주를 이루며 정책 선거의 본질이 퇴색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측은 토론회 시작부터 끝까지 주도권을 유지하며 전 후보의 약점을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박 후보는 지난 5년간의 시정 성과와 행정력을 바탕으로 전 후보의 공약 실효성을 비판하는 동시에 공격적인 공세로 시종일관 우위를 점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 후보가 통일교 천정궁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답변 과정에서 이끌어낸 점을 이번 토론의 가장 큰 전략적 성과로 꼽았다.

박 후보는 전 후보가 내세운 제1호 공약인 '민생 100일 비상조치'가 이미 부산시가 추진 중인 사업을 모방한 것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해당 공약은 부산시가 이미 추경 예산까지 편성하여 집행하고 있는 사업들과 상당 부분 겹치며, 이는 전 후보가 현재 부산시의 행정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몰아세웠다. 박 후보 측은 전 후보가 정책 토론을 강조하는 행위는 본인의 무능함과 종교 관련 논란을 은폐하려는 기만적인 포장에 불과하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도덕성 검증 국면에서는 지인 명의의 카르티에 시계 수리 기록과 하드디스크 파쇄 의혹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 후보는 전 후보가 과거 개인 파일을 정리하다가 삭제했다는 해명과 달리, 조직적으로 하드디스크를 파쇄하고 폐기한 정황이 있다며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주진우 의원 등 여권 인사들도 전 후보가 증거인멸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공세에 가세하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 측은 박 후보의 이러한 태도가 부산시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토론의 수준을 저질로 떨어뜨렸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전 후보 측은 13일 공식 입장을 통해 첫 토론회는 후보의 비전과 정책을 비교하는 소중한 자리여야 했음에도 박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에만 집착했다고 지적했다. 상대 후보를 깎아내려 지지율을 얻으려는 구태 의연한 방식으로는 부산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는 논리다.

전 후보는 본인이 주도하여 정책 중심의 논의를 이끌어내려 노력했으나 박 후보의 반복적인 방해로 인해 생산적인 토론이 가로막혔다고 주장했다. 시정 성과는 본인의 공으로 돌리고 정책 실패의 책임은 남의 탓으로 전가하는 박 후보의 토론 태도는 전형적인 책임 회피형 리더십이라는 분석이다. 전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는 상대를 비방하는 경연장이 아니라 시민 앞에서 역량을 증명하는 과정이다"라며 향후 박 후보가 정정당당한 정책 대결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양측의 공방은 엘시티 매각 문제와 라스칼라 공연 유치 등 지역 내 민감한 현안으로까지 번지며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전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엘시티 미매각 사유를 따져 물었고, 박 후보는 전 후보의 과거 금품 수수 의혹을 연상시키는 시계 수리 기록을 재차 언급하며 맞섰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러한 극단적인 대립이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를 부추기고 정책 변별력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네거티브 공방이 후보자들의 도덕성을 검증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위 공직자 후보로서 종교 편향성이나 증거 인멸 의혹 등은 유권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이며,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열음은 민주주의의 비용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이러한 검증이 합리적 근거 없이 감정적인 비난으로 흐를 경우 선거 이후의 지역 화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남은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지역 발전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정치 평론가는 "상호 비방에 매몰된 토론은 부동층의 이탈을 가속화할 뿐이다"라며 "부산의 경제 위기 극복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 담긴 공약 대결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권자들 역시 감정적인 호소보다는 데이터와 사실에 기반한 후보들의 답변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두 후보는 오는 19일 오후 KNN 초청 토론회에서 다시 한번 진검승부를 벌일 예정이며, 26일에는 KBS 부산총국에서 열리는 선관위 주최 법정 토론회에 참석한다. 이어지는 토론회에서도 AI 클러스터 구축, 청년 지원 정책, 부산 경제 기반 강화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치열한 수싸움이 예상된다. 부산시민의 선택을 받기 위한 두 후보의 전략이 네거티브 지속일지, 아니면 극적인 정책 전환일지에 지역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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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실종된 부산시장 첫 TV 토론... 전재수·박형준 네거티브 공방에 유권자 피로감 가중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