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이주민 283만 명 시대를 맞아 이주 인권 단체들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정책 소외와 차별적 공약을 규탄하며 권익 보호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기 체류자만 217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투표권 부재를 이유로 한 정치적 배제가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거주 이주민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인 283만 명을 기록하면서 이들을 포용할 정책적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사회적 과제로 부상했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을 비롯한 전국 이주 관련 단체 및 연대체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이주민 인권 정책요구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전체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주민들이 납세와 노동의 의무를 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 수립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한국 사회 내 3개월 이상 장기 체류 중인 이주민은 약 217만 명으로 집계되어 지역 사회의 실질적인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그러나 단체들은 한국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보육, 교육, 의료, 주거 등 생활 전반에서 배제와 차별이 상시화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행정 서비스 지원 체계에서 이주민이 정책의 고려 대상인 '기본값'에서 제외되는 현실이 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일부 공약들이 오히려 혐오를 조장하고 이주민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감시 카메라를 동원한 미등록 이주민 색출이나 영주권자의 투표권 제한을 골자로 한 법안 발의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었다. 단체들은 이러한 행태가 특정 국가 출신에 대한 부정적 낙인찍기를 강화하며 한국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경악할 만한 공약이라고 성토했다.
이주민 인권 단체들은 노동, 보건, 교육 등 7개 주요 분야에 걸친 구체적인 정책 요구안을 제시하며 각 정당의 성의 있는 답변을 요구했다. 우다야 라이 MTU 위원장은 "이주노동자 권리와 처우, 지원 문제에 지방 정부가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며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이주민의 정책요구를 공약에 포함해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주민을 단순한 노동력으로 보는 도구적 시각에서 벗어나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동찬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 소장은 최근 확산하는 이주민 혐오 정치가 지방자치의 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박 소장은 "최근 특정 나라 출신 이주민을 선거 개입과 부정선거의 주범으로 낙인찍는 혐오 정치까지 가세했다"며 "이주민 참정권은 국가 근간을 흔드는 위협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당연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주민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지방 정치는 대의민주주의의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이주민에 대한 참정권 확대나 과도한 정책적 지원이 내국인과의 역차별을 유발하거나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영주권자 투표권 부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움직임 역시 국가 주권 보호와 국민적 정서를 고려한 조치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러한 관점은 이주민 정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보수적 시장 질서와 법치주의적 시각을 대변한다.
향후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이주민 정책의 반영 여부는 한국 사회의 다문화 수용성과 민주적 성숙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단체들은 이주노동, 이주여성, 난민, 이주배경 아동 등 분야별 정책요구안을 각 정당에 전달하고 후보자들의 공약 반영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다. 정치권이 혐오 정치의 유혹을 극복하고 실질적인 사회 통합을 위한 정책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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