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금융당국 '동전주' 퇴출 공식 승인... 210개 부실 종목 증시 물갈이 초읽기

정휘 기자
금융당국 '동전주' 퇴출 공식 승인... 210개 부실 종목 증시 물갈이 초읽기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주가 1,000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를 증시에서 퇴출하는 강력한 상장규정 개정안을 최종 승인하며 자본시장 대수술에 나선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퇴출 위기에 직면한 동전주는 총 210개로 전체 상장사의 7.29%에 달하며, 오는 7월 1일부터 개정된 규정이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가 정례회의를 통해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골자로 하는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개정안을 승인함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고되었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극심한 변동성으로 투기적 거래의 온상이 되어온 저가주를 정리하여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개정안은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상향과 반기 자본잠식 요건 신설 등과 함께 동전주에 대한 엄격한 관리 및 퇴출 경로를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코넥스 등 3대 시장에서 주가가 1,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은 총 210개로 파악되었다. 시장별로는 코스닥 상장종목이 141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유가증권시장 43개, 코넥스 26개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전체 상장종목 2,879개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수치로 제도 시행 시 시장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새롭게 도입되는 규정에 따르면 주가가 30거래일 연속으로 1,000원 미만을 기록할 경우 해당 종목은 즉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불이익을 받는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에도 90거래일의 유예 기간 동안 연속 45거래일 기준을 충족하여 주가를 1,000원 위로 회복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당국은 이를 통해 실질적인 기업 가치 없이 주식 수 조절 등으로 연명하던 한계 기업들을 시장에서 영구히 격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업들이 규제망을 피하기 위해 악용하던 과도한 주식병합이나 감자 등의 우회 수단에 대해서도 강력한 봉쇄 조치가 시행된다. 최근 1년 이내에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실시한 전력이 있는 기업이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이내에 다시 동일한 행위를 할 경우 즉시 퇴출 사유가 발생한다. 또한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동안 10대 1을 초과하는 고비율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단행하는 행위 역시 시장 퇴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도록 규정했다.

시장은 이미 규제 시행을 앞두고 동전주 지위에서 벗어나기 위한 상장사들의 긴박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으며 관련 공시가 줄을 잇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초 상장폐지 개혁안 검토 소식이 전해진 이후 현재까지 약 3개월 동안 총 174개사가 주식병합 결정을 공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중 2월 초 기준 주가가 1,000원 미만이었던 종목은 119개로 전체의 68.4%에 달하며, 사실상 규제 회피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권의 한 전문가는 "이번 규제 개혁은 부실한 재무 구조를 감춘 채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던 기업들을 걸러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업들은 인위적인 주가 부양보다는 본질적인 수익성 개선과 투명한 경영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도적 정비가 장기적으로는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한국 증시의 체질을 개선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급격한 퇴출 기준 강화가 일시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거나 선의의 소액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기업이 자구책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상태에서 강제 퇴출이 진행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세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도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부실 기업의 퇴출은 불가피하나, 그 과정에서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운영의 묘가 요구된다.

향후 주식시장은 7월 제도 시행을 기점으로 옥석 가리기가 가속화되면서 건전한 종목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단순히 낮은 주가에 기댄 투기적 접근을 멈추고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공시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정부와 거래소는 이번 상장규정 개정을 통해 법치와 시장 원리가 작동하는 선진적인 자본시장 환경을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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