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생산 촉진을 위해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초기 적자 기업을 대상으로 세액 감면이 아닌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내 생산이 필수적인 산업의 초기 안착을 위해 기획예산처와 실무 협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국 내 생산량에 비례해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과 일본의 지원 체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정부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제조 기반 보호를 위해 초기 단계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3일 울산 라한호텔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 참석해 국내생산촉진세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조금 지급 검토 사실을 공식화했다. 이번 조치는 세액 감면 위주의 기존 지원 체계가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수익 발생까지 시간이 걸리는 첨단 산업 및 전략 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내생산촉진세제는 이른바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며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현행 조세 체계 하에서는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적자 기업의 경우 결손 처리에 따라 납부할 세금이 없어 세액 감면 제도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구 부총리는 이와 관련하여 "국내 생산이 반드시 필요한 산업임에도 초기 단계에서 이익이 나지 않으면 세금을 감면해 주는 방식은 정책적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재정 당국은 이러한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초기 적자 기업에 한해 세액 공제에 상응하는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보조금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구 부총리는 "초기 단계에는 세제 혜택 대신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기획예산처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검토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이는 기업의 초기 현금 흐름을 개선하여 대규모 투자가 지속될 수 있도록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경제성장전략의 후속 조치로 국내생산촉진세제의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방식을 확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세부적인 보조금 산정 기준과 지급 대상 산업군의 범위는 관계부처 간의 조율을 거쳐 오는 7월 발표될 세법 개정안에 최종적으로 담길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제도 도입이 국내 제조업의 이탈을 막고 해외 자본의 국내 유입을 촉진하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자국 내 생산량에 비례해 세제 지원과 보조금을 결합하여 제공하는 보호 무역주의 기조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은 IRA를 통해 자국 내 생산 설비를 갖춘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유사한 형태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 속에서 국내 산업계는 우리 정부도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수준의 파격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이 국가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시장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전문가들은 보조금 지급의 기준이 불명확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으며, 이는 자칫 선심성 정책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엄격한 심사 기준을 마련하여 국가 전략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 한해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구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현실적인 방안을 검토하여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내놓겠다"며 정책 추진의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초기 단계에는 주려면 보조금을 주자"는 직설적인 표현을 통해 기존의 보수적인 세제 지원 틀에서 벗어나 전향적인 재정 투입을 고려하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이러한 발언은 정부가 국내 제조업의 부활과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해 재정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향후 7월 세법 개정안에 보조금 지급 방식이 포함될 경우 국내 주요 제조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조선, 배터리, 반도체 등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수적인 장치 산업 분야에서 적자 단계의 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정책이 단순한 기업 지원을 넘어 국내 공급망 안정화와 고용 창출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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