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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초 만에 무너지는 산업현장"... 자재 품질 '원스트라이크 아웃' 도입 시급

이성경 기자
©연합뉴스

 

화재 발생 시 산업용 건축물의 지붕 패널이 탈락한 후 붕괴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2~3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부실 자재의 유통을 막기 위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과 함께 물류센터 및 배터리 시설에 대한 맞춤형 관리 기준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화재 발생 시 산업용 건축물의 붕괴는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작업자의 생명을 위협한다. 한국강구조학회 부회장인 이경구 단국대 건축학부 교수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붕 패널 탈락 후 불과 수 초 만에 건물이 완파되는 긴박한 상황을 데이터로 증명했다. 이는 화재 초기 대응 단계에서 골든타임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함을 시사하며,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임을 뒷받침한다.

철골 구조물의 붕괴는 단순히 열에 의한 강도 저하뿐만 아니라 외부 하중의 복합적인 작용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참사 당시에도 저강도 부재 사용과 연결 시공 부실이 적설 하중을 견디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다. 화재 현장에서는 진압을 위해 투입되는 소방용수가 지붕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하중이 건물의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축 자재의 품질 관리는 안전한 산업현장 구축을 위한 시장 질서 확립의 핵심이다. 현재 시행 중인 품질인정제도는 인정서 발급 이후 생산과 유통, 시공 단계에서 성능이 일관되게 유지되지 못하는 기술적 허점을 노출하고 있다. 특히 규격 미달인 단열재를 정상 제품으로 기망하여 신고하고 저품질 시공을 강행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견되는 실정이다.

성능 미달 자재의 제조와 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법치에 근거한 강력한 징벌적 규제가 필요하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사장은 자재 관리 소홀 기업에 대해 단 한 번의 적발로도 시장에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불시 현장 수거 체계를 상설화하여 품질 관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물류센터와 배터리 관련 시설 등 고위험 산업시설에 대해서는 획일적 규제를 넘어선 맞춤형 관리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단순히 특정 자재의 사용을 금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건축물의 용도와 적재물의 특성, 피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설계가 요구된다. 화재 하중과 소방 설비의 적정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체계적인 안전 진단 프로세스가 산업 현장의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안전을 보장하는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현대 산업 화재의 피해는 단순한 연소를 넘어 유독가스에 의한 '독성 환경 재난'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허윤종 NCT 솔루션즈 대표는 "현대 산업화재는 독성 환경 재난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응급 제염체계의 도입과 정부 차원의 소방·산업안전 통합 대응 법제화를 촉구했다. 화재 발생 후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고 대응 매뉴얼의 고도화와 함께 현장 작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 장치가 필수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소 건설사와 자재 업체의 비용 부담 증가가 산업 생태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과도한 규제가 기업의 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이나, 인명 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안전 기준 강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법과 원칙에 따른 엄격한 자재 관리가 결국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토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산업안전 관련 법안 정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기존 건축물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함께 신규 건축 시 구조 부재와 지붕 패널 간 연결재에 대한 설계 기준을 강화하는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화재에 안전한 산업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며, 이를 위해 기업과 정부 모두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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