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조정 절차가 본격화했다. 1조 3,000억 원대 분할액을 선고했던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된 가운데, 최근 3배 이상 폭등한 SK 주식의 가액 산정 시점이 새로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재판부는 양측 당사자의 직접 대면을 위해 추가 조정 기일을 열기로 결정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조정 기일을 열고 양측의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노 관장이 직접 법정에 출석해 발언권을 행사한 반면 최 회장은 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전달하며 첫 절차는 한 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향후 두 당사자가 모두 참석할 수 있는 기일을 다시 지정하여 실질적인 합의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이번 기일에서 양측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법원이 조정을 시도했다는 점 자체가 향후 판결 방향에 미칠 영향에 법조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파기환송심은 1심과 2심이 극명한 판단 차이를 보였던 재산 분할 규모를 재확정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의 SK 지분을 증여에 의한 특유재산으로 간주하여 현금 665억 원과 위자료 1억 원의 분할만을 인정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완전히 뒤집고 위자료 20억 원과 재산분할 1조 3,808억 원이라는 사법 역사상 유례없는 금액을 산정했다.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유입을 재산 형성의 실질적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결정하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법조계와 시장의 시선은 최근 세 배 가까이 급등한 SK 주식의 가액 산정 기준 시점에 쏠리고 있다. 항소심 변론 종결 당시 16만 60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종가 기준 55만 원 선까지 치솟으며 재산 분할 대상 자산의 가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분할 기준 시점을 사실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로 유지할지, 아니면 향후 확정될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로 변경할지에 따라 최종 분할 액수는 조 단위의 격차를 보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두 개인의 재산 문제를 넘어 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노 관장 측은 혼인 기간 중 가사 노동과 양육을 통해 최 회장의 기업 활동을 뒷받침했으므로 주식 상승분 역시 부부 공동 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를 고수한다. 특히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 원이 SK그룹 성장의 종잣돈이 되었다는 주장을 펼치며 실질적인 기여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노 관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며 주가 상승분의 반영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으나, 내부적으로는 최근의 가치 상승분을 분할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최 회장 측은 해당 주식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특유재산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며 법치주의에 입각한 재산권 보호를 강력히 주장한다. 대법원이 이미 불법 비자금의 기여도를 부정하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만큼, 파기환송심에서는 법리적으로 명확한 선긋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 측 대리인단은 자산 형성의 역사적 맥락과 법적 안정성을 강조하며, 무리한 재산 분할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법원에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파기 취지를 존중하면서도 변화된 경제적 상황과 주가 변동을 어떻게 법리적으로 수용할지가 핵심이다"라는 법조계 전문가의 분석은 이번 조정의 난이도를 짐작게 한다. 재판부는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발생을 막고 당사자 간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기 위해 조정 절차를 선택했으나,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견고하여 실제 합의 도출까지는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 법원은 당사자 간의 직접 대화가 실질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차기 기일에는 양측의 동시 출석을 강력히 권고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비자금과 같은 불법 자금의 기여도를 인정하는 것이 시장 경제의 질서와 법적 정의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대법원이 이미 비자금 유입에 따른 기여를 부정한 상황에서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이를 어떻게 구체적인 수치로 환산하여 판결에 반영할지가 향후 사법 신뢰도를 가르는 잣대가 될 것이다.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감정적 호소보다는 철저하게 증거와 법리에 입각한 신속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향후 조정 기일에서는 주식 가치 평가 방식과 분할 비율에 대한 치열한 법리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합의가 최종적으로 불발될 경우 재판은 다시 정식 선고 절차를 밟게 되며, 이는 SK그룹의 경영권 방어와 직결된 지분 구조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분석된다. 법원은 법과 원칙에 따라 재산 형성 과정의 실질적 기여도를 엄격히 따져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며, 이는 향후 대기업 경영권 자산 분할의 중요한 판례로 남을 전망이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