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108회 사선 넘나든 ‘경남의 영웅’ 구조견 투리 은퇴… 8년 헌신 뒤 따뜻한 노후 찾는다

이겨례 기자
108회 사선 넘나든 ‘경남의 영웅’ 구조견 투리 은퇴… 8년 헌신 뒤 따뜻한 노후 찾는다
©연합뉴스

 

경남소방본부가 8년간 108차례 현장에 출동해 4명의 생명을 구한 베테랑 인명구조견 ‘투리’의 은퇴와 무상 분양을 공식 발표했다. 2017년 배치된 투리는 산악과 재난 현장을 누비며 도민 안전의 최전선을 지켜온 저먼 셰퍼드 종의 공인 구조견이다. 소방당국은 관련 규정에 따라 투리의 제2의 견생을 함께할 새로운 가족을 오는 20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경남소방본부는 지난 8년 동안 100차례가 넘는 수색구조 현장에 투입되어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한 구조견 투리가 현역에서 물러나 민간 분양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투리는 2017년 12월 경남 지역에 배치된 이후 고도의 훈련과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도내 험준한 지형과 재난 현장에서 독보적인 수색 능력을 발휘해 왔다. 이번 은퇴 결정은 현장 대응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구조견의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소방 행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저먼 셰퍼드 종인 투리는 산악 및 재난 공인 2급 자격을 보유한 전문 구조견으로서 객관적인 실력을 입증받은 개체다. 배치 직후부터 뛰어난 후각과 지구력을 바탕으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산악 지대와 붕괴 현장을 누비며 수색 작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투리는 그간 총 108차례에 달하는 실종자 수색 현장에 투입되어 기계적 장비가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메우며 소방 구조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투리의 활약상은 구체적인 구조 실적으로 증명되며 특히 생존자 발견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2020년 합천군에서 발생한 80대 노인 실종 사건 당시 투리는 정밀 수색 끝에 실종자를 발견해 생명을 구했으며, 지난해 사천시에서 발생한 10대 실종자 수색에서도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투리가 8년의 재임 기간 중 생존 상태로 구조한 인원은 총 4명으로, 이는 인명구조견 한 마리가 거둘 수 있는 매우 이례적이고 숭고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구조견의 은퇴는 철저한 법적 근거와 내부 규정에 따라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절차다. 경남소방본부는 119구조견 관리운용 규정에 명시된 연령 기준에 따라 8세가 지난 투리를 현역에서 은퇴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는 구조견의 체력적 한계를 고려하고 노후에 평온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인도적 조치임과 동시에, 구조 현장의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한 시장 질서와 법치 중심의 합리적 판단이다.

투리의 새로운 가족이 되기를 희망하는 시민은 오는 20일까지 119특수대응단 누리집을 통해 신청서를 접수할 수 있다. 소방본부는 단순히 선착순으로 입양자를 결정하지 않고, 주거 환경과 사육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내부 심의를 거쳐 가장 적합한 입양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무상 분양으로 진행되는 만큼 투리가 남은 여생을 안락하게 보낼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는지가 심사의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경남소방본부 119특수대응단장은 "사람의 수색 능력을 보완하며 험준한 현장을 누볐던 투리가 이제는 따뜻한 가정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투리의 헌신에 경의를 표했다. 전문가들 역시 구조견의 은퇴 후 관리가 국가 기관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입을 모은다. 현장 대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수많은 위기 상황을 극복해 온 투리의 은퇴는 소방 조직 내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다만 은퇴 구조견 입양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일부 존재한다. 평생을 훈련과 현장 활동에 매진한 특수 목적견은 일반 반려견과 행동 패턴이 다를 수 있으며, 노령견 특유의 건강 관리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양 희망자는 투리의 영웅적 서사 이면에 존재하는 현실적인 사육 책임과 경제적 부담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신청에 임해야 한다.

투리의 은퇴와 분양은 특수 목적견의 생애 주기 관리 모델로서 사회적 귀감이 될 전망이다. 소방당국은 투리가 떠난 빈자리를 새로운 공인 구조견으로 채워 도민 안전망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동물이 사회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노후를 보내는 문화가 정착될 때, 비로소 선진적인 안전 문화와 생명 존중의 가치가 완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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