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수부도시인 청주를 향후 4년간 이끌어갈 차기 시장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후보와 국민의힘 이범석 후보가 공식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학생운동가 출신 정치인과 정통 행정관료 출신의 정면승부로 압축되며, 1995년 민선 단체장 선출 이후 단 한 번도 실현되지 않았던 '청주시장 연임'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양측은 각각 '지방행정 쇄신'과 '행정의 연속성'을 기치로 내걸고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충북 청주시장 선거의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지역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후보와 국민의힘 이범석 후보는 14일 오전 9시 청주시 상당구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후보자 등록 절차를 완료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당 간 대결을 넘어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후보의 이력과 철학이 충돌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충북대 동문인 두 사람은 각각 정치와 행정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입지를 다져온 인물들이다.
이장섭 후보는 학생운동가 출신으로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전형적인 정치인이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재학 시절부터 사회운동에 투신한 그는 노영민 전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실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이후 이시종 충북지사 체제에서 정무부지사를 역임하며 행정 경험을 쌓았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 청주 서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며 중앙 정치 무대에서 활약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무너진 지방 행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장섭 후보는 후보 등록 후 첫 일정으로 도시농업페스티벌이 열리는 청주시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해 시민들과 소통했다. 그는 "예비후보 기간 시민들로부터 내란세력을 종식하고 제대로 된 지방행정을 펼쳐달라는 열망의 말씀을 많이 들었다"며 "시민의 열망이 현실이 되도록 진심으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직 시장인 이범석 후보의 행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권 심판론과 지역 쇄신론을 동시에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의힘 이범석 후보는 행정고시 출신의 정통 관료로서 행정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1992년 제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그는 충북도 정책기획관,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관, 청주부시장 등을 거친 행정 전문가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55세의 나이로 당선되며 역대 최연소 청주시장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는 지난 2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형 프로젝트의 완성을 위한 연임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범석 후보는 민선 9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책의 일관성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민선 9기는 돔구장을 포함한 종합스포츠 콤플렉스, 청주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충청권광역급행철도(CTX)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완성돼 가는 골든타임"이라고 역설했다. 정책 방향의 일관성과 행정의 연속성이 사업의 완성도를 결정한다는 논리다. 이는 잦은 수장 교체로 인한 행정 공백과 사업 중단을 경계하는 보수적 유권자들의 심리를 공략하는 발언이다.
두 후보는 지역 내 주요 현안을 두고도 팽팽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범석 후보가 추진해온 시외버스터미널 현대화 방식과 청주교도소 이전 문제에 대해 이장섭 후보는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직 시장이 추진해온 대형 사업들이 지역 사회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반면 이범석 후보는 이미 궤도에 오른 사업들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 시민들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맞서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이범석 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는 2023년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하여 중대시민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14명의 고귀한 생명이 희생된 참사에 대한 관리 책임론은 야권의 집중 공세 대상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선거 판세가 급격히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법치주의 관점에서 현직 시장의 사법적 책임 문제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 선거사의 징크스인 '연임 불패' 기록이 깨질지도 관심사다. 1995년 민선 단체장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청주에서는 단 한 번도 시장이 연임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이범석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청주 역사상 첫 연임 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이는 청주 행정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상징적 사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이장섭 후보가 승리할 경우 청주는 다시 한번 정권 교체를 통한 변화의 길을 걷게 된다.
무소속 후보의 등장은 선거 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청주시 공무원 출신인 한현구 예비후보가 후보 등록을 마칠 경우 이번 선거는 3파전 구도로 전개된다. 한 후보는 뇌과학 기반 생애주기별 뇌교육 도입과 지역 전통문화자원을 활용한 제2 한국민속촌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거대 양당 후보 사이에서 무소속 후보가 어느 정도의 득표력을 보여줄지가 박빙 승부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청주의 미래 100년을 결정할 대형 국책 사업들이 산적한 시점에서 치러진다"며 "정치적 중량감을 앞세운 변화냐, 행정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안정이냐를 두고 시민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이 후보의 개인적 역량뿐만 아니라 지역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과 도덕성을 엄격히 잣대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오송 참사 책임론과 연임 징크스 타파라는 두 개의 큰 파고를 누가 더 잘 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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