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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 생존자 인지장애 위험 연평균 5% 급증... "심장 병력이 뇌 건강 좌우한다"

이겨례 기자
심근경색 생존자 인지장애 위험 연평균 5% 급증...
©연합뉴스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현저히 빠르며, 인지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년 평균 5%씩 높아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확인되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이 성인 2만여 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과거의 심장 질환 병력이 노년기 기억력과 사고력 감퇴의 핵심 지표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건강의 악화가 단순한 심장 문제를 넘어 장기적인 뇌 기능 손실로 이어진다는 실증적 근거가 제시된 것이다.

심근경색 이력은 기억력과 사고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지 역량을 감퇴시키는 결정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OSU) 모하메드 리드하 교수팀은 미국심장협회(AHA) 산하 뇌졸중협회 학술지 '뇌졸중(Stroke)'을 통해 과거 심근경색 병력과 인지기능 변화 사이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입증하였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치매 부담이 급증하는 현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하였다.

이번 연구는 미국 '뇌졸중의 지역·인종 차이 원인 연구(REGARDS)'에 참여한 2만 923명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하게 수행되었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63세였으며 연구 등록 시점에는 모두 인지장애가 없는 정상적인 상태였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등록된 이들을 대상으로 이후 약 10년 동안 매년 전화 기반의 6문항 선별검사를 실시하여 인지기능의 미세한 변화를 추적하였다.

조사 대상자 중 과거 심근경색 증거가 확인된 참가자는 전체의 10.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연구팀은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 성별, 인종, 교육 수준, 소득, 당뇨병 등 다양한 변수를 통제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집단은 병력이 없는 이들에 비해 인지장애 발생 위험이 매년 5%씩 높게 나타나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였다.

이러한 인지기능 저하 경향은 성별이나 인종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났으며 무증상 환자들에게서도 동일한 위험이 발견되었다. 이전에 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적은 없으나 심전도 검사에서 흔적이 확인된 '무증상 심근경색' 참가자들 역시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일반인보다 빨랐다. 이는 자각 증상이 없는 미세한 심장 손상조차 뇌 기능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모하메드 리드하 교수는 심근경색 생존자들에 대한 의료적 접근 방식이 뇌 건강 영역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리드하 교수는 "심근경색을 겪은 적이 있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력과 사고력 저하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심근경색 생존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은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예방 방법에 대한 상담을 필수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장 전문의가 환자의 뇌 건강 상태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논리다.

심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곧 뇌로 공급되는 혈류와 혈관의 무결성을 지키는 과정과 궤를 같이한다. 연구팀은 미국심장협회가 권장하는 '심혈관 건강 필수 8요소(Life's Essential 8)'가 장기적인 인지 기능 보존에도 유효한 지침이 된다고 설명하였다. 여기에는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금연, 충분한 수면뿐만 아니라 체중,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의 철저한 관리가 포함된다.

다만 심근경색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구체적인 인과 기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되었다. 존스홉킨스대 의대 엘리자베스 마시 교수는 "과거 심근경색은 심장뿐 아니라 몸 전체 혈관에 광범위한 질환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하였다. 마시 교수는 다양한 혈관 손상이 정확히 어떤 경로로 뇌 건강 변화를 유발하는지 명확히 이해하기 위한 후속 연구의 중요성을 지적하였다.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심혈관 질환 관리와 인지장애 예방을 별개의 사안으로 보지 않는 통합적 보건 전략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심근경색 경험자들이 고위험군임을 인지하고 정기적인 인지기능 모니터링에 나설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심장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 개선이 결국 노년기의 지적 역량을 방어하는 최선의 보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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