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민 차량비 대납’ 사업가 1심 벌금 1000만원…법원 “정치인 적극 요청 참작”

김영 기자
‘김상민 차량비 대납’ 사업가 1심 벌금 1000만원…법원 “정치인 적극 요청 참작”
©연합뉴스

 

22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 4200만 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업가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해당 기부가 정치자금법의 투명성을 훼손했으나 수수자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었던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던 것과 비교해 법원은 시장 질서와 피고인의 가담 경위를 고려하여 벌금 1000만 원을 결정했다.

정치권 인사의 선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고액의 차량 대여료를 대신 지불한 사업가에게 법원이 실형 대신 벌금형을 선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순표)는 1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업가 김모 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강조하면서도 기부 과정에서의 강제성과 수동적 가담 여부를 엄격히 따진 결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를 근거로 피고인의 행위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법원은 "피고인은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와 민주주의 근간 담보를 위해 엄격히 제한된 정치자금법상 기부 방법을 위반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기부 행위가 피고인의 자발적 의사보다는 정치인 측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점을 양형의 핵심 변수로 삼았다.

사건의 발단은 2023년 12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총선 출마를 본격화하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씨는 당시 김 전 부장검사에게 선거용 차량 대여비와 보험금 등 명목으로 총 4200만 원 상당의 금전적 이득을 불법으로 기부한 혐의를 받았다. 이는 현행법이 규정한 정상적인 기부 절차를 완전히 무시한 채 이루어진 사적인 지원에 해당한다.

재판 과정에서 김 씨 측은 불법 기부액 중 상당 부분을 회수했다는 점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기부액 가운데 3500만 원은 추후 돌려받았기에 실질적인 피해나 위법의 정도가 낮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사후적 조치가 이미 발생한 위법 행위의 본질을 바꿀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양형에 직접적인 고려 사안으로 두지 않았다.

법원은 수수자인 김 전 부장검사의 역할과 책임이 기부자인 김 씨보다 훨씬 무겁다는 점을 판결문에 명시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의 적극적 요청으로 기부하게 된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하며 기부자의 수동적 태도를 인정했다. 이는 정치적 지위를 이용해 자금 지원을 압박하는 행태에 대해 사법부가 경계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기부 대상이었던 김상민 전 부장검사는 이미 관련 혐의로 항소심에서 무거운 형량을 선고받은 상태다. 김 전 부장검사는 김 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으며 사실상 정치적 재기가 불투명해졌다. 법 집행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수수자와 공여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각각의 책임에 따라 차등 적용된 셈이다.

김 전 부장검사의 사법 리스크는 단순히 차량 대여료 수수에만 그치지 않고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까지 번져 있다. 그는 김건희 여사에게 공천 청탁의 대가로 고가 그림을 건넨 혐의로도 재판을 받았으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일련의 범죄 사실은 당시 검찰 출신 정치 지망생의 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검찰은 당초 김 씨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의 엄중함을 물어 징역 2년의 실형을 구형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시장 경제의 원칙과 법치주의의 틀 안에서 피고인이 얻은 실질적 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주목했다. 결과적으로 1000만 원의 벌금형은 피고인의 가담 정도와 사회적 파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원의 고심이 담긴 결론이다.

이번 판결은 향후 선거 국면에서 정치인과 기업인 간의 부적절한 금전 거래에 대한 중요한 판례로 남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치인의 요구에 의한 기부라 할지라도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행위는 반드시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분석한다. 법치 국가에서 정치자금의 투명성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이며 이를 어길 시 엄중한 사법적 잣대가 적용된다.

향후 전개 방향에 있어서는 검찰의 항소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정치권의 자정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치인의 적극적 요청이 기부자의 형량을 낮추는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위법성 자체를 소멸시키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고는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기부자와 수수자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구분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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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차량비 대납’ 사업가 1심 벌금 1000만원…법원 “정치인 적극 요청 참작”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