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 간의 단일화 논의가 당 지도부의 강력한 원칙론에 가로막혀 사실상 교착 상태에 진입했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18일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친한계의 결단 요구가 분출하고 있으나, 당 선대위는 보수 가치 훼손을 우려하며 단일화 검토 불가를 선언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인 단일화 논의가 후보 등록 마감 직후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15일 후보 등록이 종료됨에 따라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남은 물리적 시간은 단 72시간에 불과하다. 울산 지역 진보 진영의 전격적인 단일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표 분산을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친한계 핵심 인사인 진종오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 보수 재건을 위한 결단을 촉구하며 단일화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범여권의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 사례를 언급하며 당의 침묵을 비판했다. 그는 "단일화는 특정 개인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지지자의 뜻을 모으고 정치적 혼란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실익을 우선시하는 진보 진영의 결집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 진영도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 친한계의 논리다. 진 의원은 "지금이라도 당장 보수 통합과 보수 재건을 위한 단일화로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 북갑이 새로운 보수의 첫걸음을 떼는 상징적 장소가 되어야 한다며 지도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청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러한 단일화 요구에 대해 정치공학적 야합이라며 명확한 선을 긋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성훈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선대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부산 북갑 단일화 검토 여부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박 단장은 자당 후보가 단일화라는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자력으로 승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장동혁 상임선대위원장은 승리 지상주의에 매몰된 단일화가 보수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장 위원장은 단순히 표 계산만을 앞세운 단일화는 보수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으며 진정한 통합의 길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원의 선택을 받은 공천 후보자가 당의 의사를 따르는 것이 공당의 기본 원칙임을 분명히 했다.
공당으로서의 책임감과 원칙 준수는 이번 선거에서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것이 당 지도부의 일관된 판단이다. 장 위원장은 후보 등록이 끝나기도 전에 단일화를 거론하는 것은 전투에 임하는 장수의 자세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는 백만 책임당원을 보유한 공당으로서 사즉생의 각오로 정면 돌파해야 할 시점임을 강조하며 단일화 논의의 부적절성을 역설했다.
당 내부에서는 진보 진영의 단일화를 전형적인 '나눠먹기식 야합'으로 규정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희용 선대본부장은 울산 지역의 사례를 목적 달성을 위해 급조된 정치공학적 결과물이라고 깎아내렸다. 정 본부장은 국민의힘 후보들이 보여주기식 정치가 아닌 검증된 실력과 시정 경험으로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보수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박빙일 경우 단일화 실패가 곧 패배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반론을 제기한다. 투표용지 인쇄 이후의 단일화는 사퇴 후보의 이름이 그대로 기재되어 사표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기계적 중립성과 원칙론을 고수하다가 자칫 거대 야권 세력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당 안팎에서 존재한다.
결국 부산 북갑의 단일화 여부는 향후 3일간의 물밑 협상과 여론의 향배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지도부의 공식적인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후보 간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보수 가치의 수호와 선거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국민의힘의 전략적 선택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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