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호르무즈 타격 비행체 잔해 국내 전격 반입… 국방과학연구소 정밀 분석 착수

김영 기자
호르무즈 타격 비행체 잔해 국내 전격 반입… 국방과학연구소 정밀 분석 착수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 HMM 나무호를 타격한 미상 비행체의 엔진 잔해가 국방과학연구소로 이송되어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정부는 외교행낭을 통해 확보한 이 잔해를 바탕으로 공격 기종과 배후 세력을 명확히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분석 결과는 향후 국제 사회에서의 외교적 대응 수위를 결정할 핵심 증거가 될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 타격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결정적 증거인 미상 비행체 잔해가 국내에 전격 반입되었다. 외교부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해당 잔해를 항공편으로 확보하였으며, 이를 국방과학연구소(ADD)로 이송해 정밀 분석을 시작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사고 조사를 넘어 국가 안보와 해상 물류 질서를 위협한 주체를 특정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잔해 확보를 통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되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비행체 잔해는 보안 유지를 위해 외교행낭 형태로 아부다비발 인천행 민항기에 탑재되어 운송되었다. 정부는 잔해의 훼손을 방지하고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민항기를 이용한 특수 운송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도착한 잔해는 즉시 대전 국방과학연구소로 옮겨져 전문 인력에 의한 고강도 감식 절차를 밟게 된다.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면서도 증거물의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한 고도의 보안 작전이 수행된 셈이다.

정밀 감식의 핵심 대상은 비행체의 동력원인 엔진 부위로 파악되었다. 분석팀은 엔진의 설계 방식과 부품 구성, 사용 연료의 성분 등을 물리적 및 화학적으로 검토하여 비행체의 정확한 기종을 판별할 계획이다. 특히 해당 비행체가 자폭형 드론인지 아니면 정밀 유도 미사일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공격의 의도와 기술 수준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다. 국방과학연구소의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인 만큼 잔해에 남은 미세한 흔적만으로도 제조국과 기술 계통을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HMM 나무호가 미상 비행체 2발의 공격을 받으며 시작되었다. 당시 폭발과 함께 발생한 화재로 인해 선체 하단에는 폭 5미터, 깊이 7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파공이 발생하였다. 정부 합동 조사단은 현장 사진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것이 단순 사고가 아닌 외부로부터의 의도적인 타격임을 공식화하였다. 선체에 발생한 파공의 크기와 형태는 공격에 사용된 화력의 규모를 짐작게 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좀 더 전문적으로 보려면 잔해를 분해해 볼 필요도 있고 물리적, 화학적 검사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며 철저한 규명 의지를 피력하였다. 국방부 산하 전문 조사 기관은 잔해 분석을 통해 공격 주체가 이란인지, 혹은 제3의 세력인지를 밝혀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향후 국제법적 책임 공방에서 한국 정부가 가질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이다. 전문가들은 엔진 부위의 일련번호나 부품의 특성이 공격 주체를 특정하는 결정적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정부는 다각적인 조사를 위해 국내 분석과 현지 감식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HMM 나무호가 예인된 두바이 현지에는 국방과학연구소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방부 기술분석팀이 파견되어 선체 파공 부위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선체에 남은 타격 흔적과 국내로 들여온 엔진 잔해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공격의 전말이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의 선체 정밀 분석은 비행체의 타격 각도와 폭발 위력을 계산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일각에서는 이란 이외의 주체에 의한 공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정부는 그 확률을 낮게 보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란 외의 주체에 의한 공격 가능성에 대해 상식적으로 크지 않다고 언급하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였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함으로써 조사 결과의 국제적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계적 중립성을 지키면서도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을 정교하게 추적하는 것이 이번 조사의 핵심 원칙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한국 정부의 외교적 대응 수위는 고강도로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 공격 주체가 명확히 확인될 경우 정부는 국제 사회와 공조하여 응분의 외교적 공세를 취할 것임을 예고하였다. 이는 해상 영토와 민간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법치주의적 대응이자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다. 국제 해상 교통로에서의 안전은 글로벌 경제의 생명선과 같기에 이번 사건의 해결 방식은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의 최종 분석 보고서는 향후 국가안보회의(NSC)의 핵심 참고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비행체의 기종과 제조국, 발사 지점 등이 특정되면 국제 해사 기구(IMO) 등과 협력하여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어떠한 도발에도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이번 조사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마무리할 방침이다. 분석 결과가 도출되는 대로 정부는 대외 발표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공개하고 후속 조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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