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납세액 격차 뚜렷... 평균 1억 2천만 원 속 '마이너스 재산' 후보도

음영태 기자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납세액 격차 뚜렷... 평균 1억 2천만 원 속 '마이너스 재산' 후보도
©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나선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평균 납세액이 1억 2073만 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후보 간 자산 규모와 성실 납세 여부에서 극명한 차이가 나타났다. 무소속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가 6억 8787만 원으로 납세액 1위를 기록했으며,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는 2087만 원의 체납 기록과 함께 유일하게 '마이너스 재산'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등록이 마감된 가운데 후보자들의 자산과 납세 실적이 유권자들의 핵심 검증 지표로 떠올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5일 오후 8시까지 등록을 마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후보 51명의 최근 5년간 납세액은 평균 1억 2073만 원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후보자 본인을 비롯해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이 납부한 소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를 합산한 수치로 각 후보의 경제적 배경을 여실히 보여준다.

납세액 상위권에는 무소속과 여권 후보들이 대거 이름을 올리며 상당한 자산 규모를 입증했다. 전북지사에 출마한 무소속 김관영 후보는 6억 8787만 원을 납부해 전체 51명 중 가장 많은 세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6억 3111만 원을 기록한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차지했으며, 개혁신당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문성유 제주지사 후보가 각각 4억 2000만 원대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 또한 3억 9277만 원의 납세 실적을 보이며 상위 5인 명단에 포함되었다.

반면 일부 후보들은 납세액이 수만 원대에 불과하거나 자산보다 채무가 많은 상태에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진보당 백승재 전북지사 후보는 5년간 납세액이 단 7만 원에 그쳐 전체 후보 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여성의당 유지혜 서울시장 후보와 진보당 홍성규 경기지사 후보 역시 각각 24만 원과 56만 원을 납부하는 데 머물렀으며, 개혁신당의 강희린 대전시장 후보와 이수찬 대구시장 후보도 100만 원 내외의 낮은 납세 실적을 보였다.

공직 후보자의 도덕적 결함으로 간주될 수 있는 체납 기록은 전체 후보 중 5명에게서 발견되었다.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는 최근 5년간 2087만 원의 세금을 체납해 체납액 규모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김 후보는 광역단체장 후보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5억 5297만 원의 재산을 신고하여 재산 형성 과정과 자금 운용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외에도 국민의 양정무 전북지사 후보가 575만 원,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44만 원의 체납 이력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납세는 공직자가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이며 체납 기록은 후보자의 준법정신을 가늠하는 잣대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선관위 측은 현재 체납액이 남아 있는 후보는 없으며, 과거의 체납 사실이 후보 등록 자체를 제한하는 법적 결격 사유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의 불성실 납세 이력이 실제 투표장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을 영역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납세액의 절대적인 규모만으로 후보의 자질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산 규모가 작은 청년 후보나 시민단체 출신 후보의 경우 상대적으로 세금 납부액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액 납세가 반드시 훌륭한 행정 능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자산이 적다고 하여 정책 수행 능력이 부족하다고 단정 짓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번 납세 자료 공개는 유권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선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법적 절차의 일환이다. 선관위는 후보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세금 납부 현황까지 상세히 공개함으로써 부정한 재산 증식이나 탈세 여부를 감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유권자들은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각 후보의 납세 세부 내역을 대조하며 후보자의 진정성을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가 본격화됨에 따라 후보자들의 재산과 납세 실적을 둘러싼 정당 간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체납 기록이 있는 후보들에 대해서는 상대 진영의 집중 공세가 예상되며, 이에 대한 후보자들의 소명 과정이 선거 판세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후보자들은 자신의 자산 형성과 세금 납부 과정에 대해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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