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이란 사태와 관련한 구체적 합의 없이 종료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4.2% 오른 배럴당 105.42달러를 기록했으며, 브렌트유 역시 3.4% 상승한 109.26달러로 장을 마쳤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미중 정상 간의 만남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은 즉각적인 가격 상승으로 반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이란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시장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상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매수세를 강화했다.
거래소별 종가를 살펴보면 뉴욕상업거래소의 WTI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4.2% 급등하며 배럴당 105.42달러에 도달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또한 3.4% 상승한 109.26달러로 마감하며 심리적 저항선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미중 양국이 중동 분쟁 해결을 위한 실질적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무너진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며 시장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언급하며 즉각적인 합의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많이 기다리지 않겠다. 그들은 합의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이란 측의 결단을 압박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중국의 물밑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효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 섞인 관측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실제적인 행동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위험 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측은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군사적 대응 태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전쟁과 협상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어느 시나리오인지는 상대방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해 향후 미·이란 관계의 가변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유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미중 정상회담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통에 별다른 진전을 가져오지 못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제시설 공격이 지속되면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중동 리스크뿐만 아니라 동유럽의 에너지 인프라 타격이 글로벌 원유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유가 상승이 단기적인 심리적 요인에 의한 과잉 반응일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미중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이라는 공동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수면 아래에서의 실무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져 에너지 수요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상승 폭을 제한할 변수로 꼽힌다.
향후 국제유가는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인 봉쇄 여부와 미·이란 간의 추가적인 접촉 결과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압박 수위가 높아질수록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한 배럴당 110달러 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비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며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미중 양국의 후속 조치와 중동 현지의 군사적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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