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해제 방안을 검토하며 미중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직후 나온 이번 발언은 에너지 시장의 안정과 대중국 외교적 지렛대 확보를 동시에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향후 며칠 내로 제재 해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이란산 원유 수입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해제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5일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진핑 주석과 해당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미 재무부가 단행한 파상적인 제재 조치들을 우회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미 행정부의 이 같은 기류 변화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 운영이라는 실리적 목적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이란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한 외교적 거래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어떤 호의도 요구하지 않는다"며 상대방의 자발적 조치를 유도하는 특유의 협상 전략을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에너지 자급자족을 통해 중동 의존도를 낮췄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한다. 중국은 원유 공급의 상당 부분을 걸프만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해당 지역의 석유가 더 이상 필수적이지 않다는 논리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두고 미국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중국에 전가하면서 외교적 양보를 얻어내려는 고도의 계산된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이달 들어 세 차례에 걸쳐 대규모 제재를 쏟아내며 중국의 숨통을 조여왔다. 지난 11일에는 이란산 원유의 대중국 수출을 지원한 홍콩 기업 4곳을 포함해 기업 9곳과 개인 3명을 제재 대상으로 올렸다. 또한 1일과 8일에도 이란의 석유제품 수입 창구와 무기 및 드론 생산 지원에 관여한 중국 측 핵심 인프라를 정밀 타격했다.
이러한 강경 기조 속에서 나온 제재 해제 검토 소식은 시장에 극심한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대이란 압박 강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대중 관계 개선을 우선시하는 실용파 사이의 견해차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제재 해제가 실제로 단행될 경우 미국이 구축해 온 '최대 압박' 전략의 일관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중국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제재의 실효성만 약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한다. 보수적인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이란에 실질적인 압력을 가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제재 카드부터 만지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내에서도 국익 중심의 엄격한 상호주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향후 며칠 내로 결정될 미 행정부의 최종 선택은 국제 유가와 미중 무역 협상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제재 해제가 확정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불안정성은 다소 해소되겠지만 중동 내 미국의 영향력 행사 방식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으로부터 받아냈을 '확약'의 실체와 그에 따른 후속 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경제 제재의 존폐 문제를 넘어 미중 간 패권 경쟁 속 에너지 안보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의 싸움이다. 미국은 자국 에너지 자립을 무기로 중국의 에너지 생명줄을 흔들며 새로운 국제 질서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 재무부의 공식 발표 전까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며 미중 정상 간의 물밑 협상 결과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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