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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 실질적 통제권 강화 속 유럽 국가들 혁명수비대와 통행 협상 착수

재경 외신부 기자
이란 호르무즈 해협 실질적 통제권 강화 속 유럽 국가들 혁명수비대와 통행 협상 착수
©연합뉴스

 

이란 국영 방송이 호르무즈 해협 내 통제 질서가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선언하며 유럽 국가들과의 직접 협상 사실을 공개했다.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선박의 안정적 통행에 이어 유럽 국가들까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협상에 나서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주도권이 이란 측으로 급격히 쏠리는 양상이다. 약탈 위기에 처했던 원유가 전량 회수되어 판매가 완료됨에 따라 해상 물류 질서의 근본적인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호르무즈 해협 내 이란의 통제 질서가 아무런 차질 없이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호르무즈 섬 남쪽 진입구역부터 라라크섬 남쪽 진출 구역까지의 광범위한 해역을 이란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음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수송의 핵심 요충지에서 이란의 군사적, 행정적 영향력이 정점에 달했음을 대외적으로 공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표는 글로벌 유가 변동성이 극대화된 시점에 나와 국제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퍼센트 이상을 담당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이란의 통제권 강화 주장은 단순한 군사적 과시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실질적인 생사여탈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간 이란과 대립각을 세워온 유럽 국가들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과 직접 협상에 착수했다는 사실이다. IRIB 방송은 유럽 국가들이 안전한 해협 통과를 보장받기 위해 혁명수비대 측과 협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 이는 중동 지역 내 서방의 안보 영향력이 약화되고 실용적 이해관계에 따른 개별 대응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다만 이란 당국은 현재 혁명수비대와 협상을 진행 중인 유럽 국가의 구체적인 명칭이나 협상 조건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블룸버그 분석에 의하면 이러한 익명성 유지는 협상 과정에서의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고 유럽 연합 내의 단일대오를 흔들려는 고도의 심리전일 가능성이 크다. 유럽 국가들이 개별적으로 이란과 접촉함에 따라 기존의 대이란 제재 공조 체제에 상당한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중국, 일본, 파키스탄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선박은 이미 해당 해역을 별다른 차질 없이 통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들 국가는 이란과의 외교적 채널을 가동하여 자국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실리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선례는 유럽 국가들이 명분보다는 실익을 택하여 이란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제적 측면에서 이란은 선적 후 약탈 위기에 처했던 원유를 모두 회수하여 판매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해상 물류의 안전성을 이란이 직접 통제하고 보장함으로써 기존의 해상 질서를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회수된 원유의 판매 수익은 이란의 재정 건전성 강화와 군사력 유지에 투입되어 지역 내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자원이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의 이러한 행보가 서방의 경제 제재 무용론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가치를 지렛대로 삼아 국제 정치 무대에서 자국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란의 해협 통제는 단순한 해상 봉쇄가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자체를 인질로 잡으려는 거대 전략의 일환"이라는 전문가의 평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란의 이러한 주장이 내부 결속을 위한 선전용이며 실제 통제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해군 자산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배치되어 있어 이란의 일방적인 질서 유지가 장기화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란 국영 방송의 보도가 서방 국가들 간의 불신을 조장하기 위한 정보전의 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향후 글로벌 시장은 유럽과 이란의 협상 결과가 실제 선박의 안전 통행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지속은 국제 유가의 상방 압력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기업들에게 대체 수송로 확보라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우리 기업들 또한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해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해상 물류 보안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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