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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수놓은 중앙아시아의 봄... 나우루즈 축제, 한·중앙아 정상회의 앞두고 민간 외교 지평 넓히다

이겨례 기자
서울광장 수놓은 중앙아시아의 봄... 나우루즈 축제, 한·중앙아 정상회의 앞두고 민간 외교 지평 넓히다
©연합뉴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주최한 '2026 중앙아시아 봄맞이 축제'가 서울광장에서 개막하며 양 지역 간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문화적 교두보를 마련하다. 카자흐스탄 등 5개국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한·중앙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심 한복판에서 수만 명의 시민에게 중앙아시아의 정체성을 각인시키다.

서울광장이 중앙아시아 5개국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거대한 문화 교류의 장으로 탈바꿈하며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은 16일 '2026 중앙아시아 봄맞이 축제(나우루즈)'를 개최하고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의 고유한 문화를 대중에게 공개하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공연, 체험, 영화 상영을 결합한 입체적 구성으로 기획되어 주말을 맞은 가족 단위 방문객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다.

개막 공연의 포문을 연 광주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은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예술로 승화하며 관객들에게 정서적 울림을 전달하다. 우크라이나와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고려인 동포 자녀들로 구성된 합창단은 러시아어와 한국어 노래를 번갈아 부르며 한민족의 혈통과 중앙아시아의 문화적 토양이 결합된 독특한 정체성을 선보이다. 이어진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각국의 전통 공연은 현지 음악이 연주될 때마다 관람객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춤을 추는 등 자발적인 축제의 장으로 확산되다.

문화 체험 부스는 중앙아시아 5개국 주한대사관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각국의 고유한 생활 양식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기능하다. 전통 모자인 '칼팍'과 '도프', 전통 부채 '옐피기치'를 직접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어린이 방문객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며 준비된 재료가 조기에 소진되기도 하다. 특히 중앙아시아 유목 민족의 상징인 전통 가옥 '유르트' 만들기 체험은 낯선 주거 문화를 시각화하여 전달함으로써 문화적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다.

경제적·외교적 성과를 기념하는 퀴즈 이벤트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수교 34주년을 조명하며 양국 관계의 깊이를 시민들에게 알리다. 수교 주수를 맞힌 정답자에게는 우즈베키스탄의 상징색 7가지로 채색된 기념품이 증정되어 국가 간 우호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다. 먹거리 부스에서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중앙아시아 전통 음식과 디저트를 판매하여 미각을 통한 문화 수용의 기회를 제공하며 긴 대기 행렬을 기록하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이번 축제가 지닌 교육적 가치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다. 서울 둔촌초등학교 1학년 자녀와 함께 방문한 임태형(45) 씨는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중앙아시아 문화를 아이와 함께 현장에서 배울 수 있어 교육적 가치가 높았다"며 "스탬프 찍기 등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특히 인상적이다"라고 말하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우즈베키스탄 출신 우미다(25) 씨 역시 도심 입지의 장점 덕분에 과거 행사보다 훨씬 많은 시민이 방문했다며 현장의 열기를 전하다.

야간 시간대에 진행된 야외 영화 상영은 서울광장을 이색적인 시네마 공간으로 변모시키며 축제의 깊이를 더하다. 키르기스스탄의 '쿠르만잔 닷카'와 투르크메니스탄의 '아트 투르크' 등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중앙아시아 영화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어 시민들에게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다. 초여름 밤의 정취 속에서 진행된 이번 야외 상영은 중앙아시아의 서사를 대중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문화 전파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다.

다만 이러한 대규모 문화 행사가 일회성 축제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국가 간 협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설적인 교류 채널의 확보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존재하다. 민간 차원의 호감이 국가 정책 및 경제적 파트너십으로 전이되기 위해서는 축제 이후의 사후 관리와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중앙아 정상회의라는 거대 외교 이벤트를 앞둔 시점에서 이번 축제가 보여준 대중적 관심을 어떻게 정책적 동력으로 전환할지가 향후 과제로 남다.

축제는 17일에도 이어지며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전통 공연을 비롯해 퓨전 국악 공연 등 동서양의 조화를 꾀하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신혜진, 김지영, 이명애 작가가 참여하는 '작가와의 만남' 시간은 중앙아시아를 문학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마지막 일정으로 앨런 니야즈베코프 감독의 영화 '나 나의 카자흐스탄 가족' 상영을 끝으로 이틀간의 문화 대장정은 막을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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