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담합과 약탈적 금융 등 민생 침해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국을 부활시키고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을 동원한 전방위 사정 정국에 돌입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주요 금융지주와 증권사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으며, 공정위는 사건 처리 속도를 1.3배 높이기 위해 위원 수를 11명으로 증원했다. 이번 조치는 시장 질서 왜곡을 바로잡으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민생 경제 전반에 걸친 고강도 조사가 예고됐다.
정부는 왜곡된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서민 경제를 위협하는 불공정 행위를 척결하기 위해 사정 당국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초강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담합과 약탈적 금융 등 민생 침해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주문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금융감독원이 긴밀한 협공 체제를 구축했다. 이번 사정 작업은 단순한 행정 지도를 넘어 조직 개편과 인력 확충을 동반한 구조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차별화된 강도를 보여준다. 경제 사정 당국은 각 기관의 고유 권한을 활용해 기업의 부당 내부거래부터 불법 사금융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거 '재벌 저승사자'로 불리며 강력한 조사권을 행사했던 조사국 부활을 추진하며 사정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현재 7명 규모로 운영되던 중점조사팀을 30명에서 40명 규모의 국 단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와 시장 지배력 남용 행위에 대한 감시망을 대폭 강화한다. 조사국은 과거 대기업 집단의 변칙적인 경영권 승계와 일감 몰아주기를 차단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다가 2005년 폐지된 바 있다. 이번 조직 개편이 확정될 경우 공정위의 조사 역량은 과거 전성기 수준으로 회복되어 재계 전반에 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 처리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정비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른 인력 증원이 단행된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개정법에 따라 공정위 상임 및 비상임 위원은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확대되어 29년 만에 증원이 이루어진다. 위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연간 2,400여 건에 달하는 사건 처리 속도는 기존보다 약 1.3배 빨라질 것으로 공정위는 내다보고 있다. 현재 평균 291일에 달하는 소회의 심의 대기 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하여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재의 시의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증원의 핵심 목표다.
공정위는 이미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주요 산업군에 대해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하며 실질적인 제재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설탕 가격을 담합한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사에 대해 총 4,083억 1,3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7개 제분사의 담합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 기소에 해당하는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고 전원회의 상정을 마친 상태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고리 대부업 논란을 일으킨 외식업체 명륜당을 소회의에 회부하는 등 민생 밀접 분야에서의 불공정 거래 행위 적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세청은 대기업과 금융권을 겨냥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하며 경제 사정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8일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을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했으며 사흘 뒤에는 메리츠증권을 조사 대상에 올렸다. 조사4국은 구체적인 탈세 의혹이나 비자금 조성 혐의가 포착될 때 투입되는 정예 조직으로 기업들 사이에서는 공포의 대상으로 통한다.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가 조사1국 소관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금융권 조사는 이례적인 고강도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대한 국세청의 압박은 금융기관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과도한 수익 추구를 질타한 대통령의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경영진의 고액 연봉과 퇴직자에 대한 불투명한 자문료 지급 체계가 주요 조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연장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수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이에 대한 정밀 검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국세청은 주가조작과 환치기, 가격 담합 등 시장 교란 행위로 물가 상승을 유발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기획조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서민 경제의 고혈을 짜내는 불법 사금융 범죄를 척결하기 위해 전담 수사 조직인 민생금융범죄 특사경 신설을 추진한다. 기존의 자본시장 특사경과는 별개로 운영될 이 조직은 대부업법 위반 사항을 전담하며 인지 수사권까지 부여받게 된다.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초과하는 고금리 수취 행위와 미등록 대부업 영업, 불법 채권 추심 등이 주요 단속 대상이다. 금감원은 관련 법안 통과 즉시 연내 출범이 가능하도록 내부 인력을 대상으로 수사 기법 교육을 실시하는 등 실무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번 특사경 신설 과정에서는 과거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성과를 냈던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의 운영 모델이 벤치마킹 사례로 검토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자체와의 인력 교류를 통해 수사 노하우를 공유하고 검찰 및 경찰 파견 인력을 활용해 증거 확보 능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불법 사금융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조직화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수사 기구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전방위적 사정 작업은 취약계층의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는 약탈적 금융 행위를 뿌리 뽑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국가 사정 기관의 동시다발적인 조사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시장의 자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사정 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이 불필요한 관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투자를 지연하거나 금융기관의 신용 공급이 경색되어 오히려 민생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사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원칙이 결여될 경우 정치적 표적 수사 논란으로 번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오히려 시장의 역동성을 갉아먹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세대 경제학부 김정식 교수는 "조사가 과도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기업의 투자 심리 위축 등 부작용은 정부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정교한 기준과 논리로 조사 대상을 선정해 정책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는 사정 당국이 칼을 휘두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우려를 반영한다. 법치주의와 시장 경제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만 진정한 의미의 민생 안정을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사정 당국은 확보된 증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법 행위가 드러난 기업과 기관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조사국 부활과 금감원의 특사경 출범이 가시화됨에 따라 경제 전반에 걸친 감시 체계는 더욱 촘촘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사정 작업이 단기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시장의 고질적인 악습을 타파하는 계기가 되도록 후속 입법과 제도 개선을 병행할 방침이다. 기업들은 강화된 규제 환경에 대비해 준법 경영 체계를 재점검하고 시장 질서 준수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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