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1인당 200만원 지급부터 안면인식 버스까지… 6·3 지방선거 ‘현금·이색 공약’ 무차별 확산

김영 기자
1인당 200만원 지급부터 안면인식 버스까지… 6·3 지방선거 ‘현금·이색 공약’ 무차별 확산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표심을 겨냥한 후보들의 공약 경쟁이 파격적인 현금 지원과 이색 생활 밀착형 정책으로 치닫고 있다. 전북도지사 후보의 1인당 200만원 민생지원금 지급 약속을 비롯해 기본소득, 교육수당 등 직접적인 재정 투입 공약이 전국적으로 쏟아지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자체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선심성 정책이 미래 세대의 부채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하다.

6·3 지방선거가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 경쟁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가열되고 있다. 후보들은 반값 혜택과 무료 서비스, 대규모 현금 지원을 앞세워 지역 주민들의 생활 밀착형 욕구를 자극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흐름은 지역 숙원 사업 해결이라는 전통적 공약을 넘어 직접적인 경제적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투표층의 지갑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파격적인 규모의 현금성 지원 공약으로, 국민의힘 양정무 전북도지사 후보는 도민 전원에게 1인당 200만원의 민생지원금 지급을 약속하였다. 해당 공약 이행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약 3조 4천억원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라북도 전체 예산의 31%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이다. 양 후보는 지원금이 시장에 즉시 투입되어 소비 확대와 지역 경제 순환을 이끄는 강력한 경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다.

인구 2만 4천 명으로 경남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의령군에서도 군수 후보들 사이에 현금 지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손태영 후보는 에너지 시스템과 관광 수익을 재원으로 활용해 군민 1인당 월 15만원의 기본소득 지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 강원덕 후보는 ‘의령사랑 기본소득’이라는 명칭으로 월 10만원의 지역화폐 지급을 내세우며 맞불을 놓다.

교육과 청년 복지 분야에서도 현금 및 현물 지원 공약이 봇물을 이루며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안광식 세종교육감 후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전체에게 월 10만원의 교육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진보당 정근효 제주도의원 후보는 제주 지역 청년 3만 명에게 생활임금 명목으로 매달 15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며 젊은 층의 표심을 자극하다.

교통 복지 확대를 통한 비용 절감 공약도 전국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주로 취약계층과 학생층을 겨냥하고 있다. 진보당 강성희 전주시장 후보는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100원 버스’를, 국민의힘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는 70세 이상 어르신 버스비 전액 무료화를 약속하다. 기관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홍철 충북도의원 후보는 열차 이용료 일부를 지역화폐로 환급하는 ‘반값 열차’ 공약으로 차별화를 꾀하다.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한 이색 생활 밀착형 공약들도 유권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경북 포항의 국민의힘 박용선 시장 후보는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한 대중교통 이용 시스템과 고령층을 위한 횡단보도 신호 연장 장치 도입을 공약하다. 김주홍 울산시교육감 후보는 맞벌이 부모를 위해 주 6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돌봄을 제공하는 ‘1786 연중 돌봄 프로젝트’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다.

제주 지역에서는 민주당 위성곤 후보가 독거노인을 위한 이불 빨래 세탁 서비스를,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는 야간 명소 조성을 위한 포장마차 포토존 도입을 제안하며 경쟁하다. 조국혁신당 임형택 익산시장 후보는 도서관 대출 시 작가에게 100원씩 지급하는 공공대출권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약들은 거대 담론보다는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편익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다.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은 대규모 인프라 구축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공약의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북항 개폐식 돔구장을,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는 각각 사직야구장의 재건축과 3만석 규모 돔구장 건설을 약속하다. 경기도의 추미애 후보와 양향자 후보는 각각 수도권 원패스 도입과 반도체 관련 고등학교 설립을 통해 교육과 교통 인프라 확충을 강조하다.

강원도에서는 재생에너지 수익을 주민에게 환원하는 방식과 특정 직군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공약 대결의 핵심으로 부상하다. 민주당 우상호 후보는 민통선 북상을 통한 수익 환원 모델인 ‘강원청정연금’을 제안하였으며,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는 소득 하위 70% 라이더에게 월 10만원의 유류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다. 진보당 이종욱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는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효도수당 지급을 공약에 포함하다.

이처럼 화려한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재원 마련 방안의 불확실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다. 상당수 공약이 구체적인 예산 확보 계획 없이 발표되어 당선만을 목적으로 한 선심성 행정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자체의 낮은 재정 자립도를 고려할 때 무분별한 현금성 지원은 기존 복지 체계의 부실이나 지방채 발행 확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금성 공약의 남발이 지역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는 일시적인 환심 사기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하다. 엄태석 서원대 명예교수는 "현금성 공약은 아주 특별한 위기 상황에서 일회성으로 써야 하는 마약성 진통제 같은 것인데 평상시에 먹는 감기약처럼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하다. 엄 교수는 지자체의 어려운 재정 여건을 감안할 때 당선 후 실제 집행 과정에서 심각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덧붙이다.

시민사회단체 역시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과 정책 검증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선거판의 과열을 우려하다. 김혜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국장은 "무분별한 현금성 공약의 재원 부담은 결국 미래 세대가 떠안게 된다"며 유권자들이 현실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하다. 이는 정책의 화려함 뒤에 숨은 장기적인 경제적 파급효과와 사회적 비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풀이되다.

향후 선거 과정에서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의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과 법적 실현 가능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검증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선관위와 언론의 정책 검증 보도가 이어짐에 따라 단순한 현금 지급 수치보다는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선거의 향배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다. 유권자들은 감성적인 혜택보다는 지역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 개발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인당#200만원#지급부터#안면인식#버스까지…
1인당 200만원 지급부터 안면인식 버스까지… 6·3 지방선거 ‘현금·이색 공약’ 무차별 확산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