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울시장 '반려동물 공약' 격돌... 정원오 '25만원 지원' vs 오세훈 '100만원 소득공제'

김영 기자
서울시장 '반려동물 공약' 격돌... 정원오 '25만원 지원' vs 오세훈 '100만원 소득공제'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60만 반려견 가구의 표심을 얻기 위해 유기동물 지원금과 진료비 세제 혜택을 핵심으로 하는 상반된 복지 대책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는 유기동물 입양 시 최대 25만 원의 지원금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연간 100만 원 한도의 진료비 소득공제 도입을 각각 약속했다. 양측의 공약은 생활권 밀착형 거점 구축과 대규모 광역 인프라 조성이라는 전략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2024년 기준 등록 반려견 수가 60만 마리를 돌파하며 다섯 가구 중 한 가구가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거대 시장이자 주요 표심처로 부상했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정원오 후보와 오세훈 후보는 각각 생활권 밀착형 복지와 대규모 광역 인프라를 핵심 가치로 내세워 반려인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양 후보의 공약은 단순한 시설 확충을 넘어 의료비 부담 완화와 보호 체계 고도화라는 구체적인 방법론에서 뚜렷한 시각 차를 드러낸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는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의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 전역을 촘촘한 돌봄 거점으로 연결하는 생활밀착형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 후보는 전 자치구에 공공 펫위탁소와 실내외 놀이터를 확충하고 기존 시립동물복지지원센터를 5대 권역별 통합 의료 체계를 갖춘 거점센터로 격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반려동물 치료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기 위해 중앙정부와 협력하여 수의진료 표준수가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유기동물 보호 정책에서도 정 후보는 입양 가정에 최대 25만 원의 지원금을 직접 지급하여 유기견 발생 억제와 입양 활성화를 동시에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유기동물 보호의 책임을 개인이 아닌 공공이 분담함으로써 생명 존중의 가치를 행정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 후보 측은 성동구에서 검증된 '반려견 순찰대' 모델의 서울 전역 확산이 행정의 효율성과 시민 체감도를 모두 높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서울의 경계를 넘어서는 대규모 인프라 조성과 세제 혜택을 통한 경제적 부담 경감에 공약의 무게중심을 두었다. 오 후보는 2029년까지 경기 연천군 임진강 유원지 부지에 화장로와 봉안당을 포함한 12만㎡ 규모의 '서울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건립하겠다는 대형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이는 도심 내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반려인들에게 고품격 여가 공간과 장묘 시설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려는 광역 행정의 일환이다.

경제적 지원 방안으로는 연간 100만 원 한도의 진료비 소득공제 도입을 제안하여 양육 가계의 실질적인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방식을 선택했다. 오 후보는 현재 3개소인 동물복지지원센터를 2030년까지 6개소로 늘리고 반려견 놀이터를 총 20개소까지 확충하여 도심 내 인프라 접근성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자치구별로 정원형 공간인 '펫가든'을 조성해 일상 속에서 반려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공약이 인프라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사후 관리와 구조적 개선안이 부족하다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김도희 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는 "두 후보의 공약은 기존 서울시 행정을 확장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아쉽다"며 "시설 확대뿐 아니라 불법 영업 차단과 생산 유통 구조 개선 등 근본적인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시설 공급 위주의 정책이 가진 한계를 꼬집은 것이다.

현금성 지원과 대규모 토목 사업에 따른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지점이다. 조경 부산보건대 교수는 금전적 지원이 입양의 신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으며 이진홍 건국대 교수는 지원금 수령 후 동물을 유기하거나 학대하는 사례를 우려했다. 테마파크 조성 역시 과거 유사 사업들의 실패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여 예산 낭비와 시설 방치를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운영 계획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향후 서울시 반려동물 정책은 특별사법경찰의 확충과 전담 조사팀의 실질적인 운영 등 행정력 강화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한 시설 경쟁을 넘어 유기동물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점검 매뉴얼 구축과 몰수 동물 보호 예산 확보 등 내실 있는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제시한 화려한 인프라 공약 뒤에 숨은 실현 가능성과 지속 가능한 사후 관리 체계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시점이다.

시장 질서와 법치 중심의 정책 추진은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를 앞둔 서울시의 필수적인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효율적인 예산 집행과 민간 시장과의 조화를 고려한 정책 설계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서울은 반려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진정한 선진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각 후보가 내놓은 공약이 선거용 수사에 그치지 않도록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과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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