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한국 생성형 AI 사용률 37% 돌파…세계 1위 성장세 속 '보안 주권' 확보가 관건

이성경 기자
한국 생성형 AI 사용률 37% 돌파…세계 1위 성장세 속 '보안 주권' 확보가 관건
©연합뉴스

 

한국의 생성형 AI 사용률이 37.1%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6월 이후 AI 사용자 비중 증가율 43%를 달성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확산세를 입증했다. 기술의 일상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해외 빅테크 모델의 보안 취약점이 드러나며 자체적인 AI 보안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생성형 AI의 일상화를 선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싱크탱크인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생성형 AI 사용률은 전 분기 대비 6.4%포인트 상승한 37.1%를 기록했다. 이는 과거 높은 디지털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실제 활용률에서 선도국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완전히 뒤집는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의 AI 사용자 비중 증가율은 지난해 6월 이후 43%를 기록하며 세계 주요 경제권 중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태국이 36%, 일본이 34%로 그 뒤를 이었으나 한국의 확산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급격한 성장은 포털과 메신저, 통신 등 기존 생활 플랫폼이 AI 기능을 적극적으로 통합하며 이용자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영어권 국가인 한국에서 AI 모델의 언어 성능이 고도화된 점이 기술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최상위권인 국내 환경에서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일상 서비스 내에서 AI를 접하게 된 점도 주효했다. 챗봇과 업무 보조를 넘어 콘텐츠 제작과 교육 현장까지 인공지능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실정이다.

국내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모델들은 금융과 공공, 통신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과 업스테이지의 '솔라', SK텔레콤의 '에이닷엑스' 등은 각 산업군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외산 모델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사후 대응에 그쳤던 기존 시스템을 넘어 AI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금융과 통신 분야에서는 보이스피싱 차단과 같은 국민 안전 직결 서비스에 AI 기술이 우선적으로 배치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통화 내용과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금융 사기 위험을 사전에 경고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스마트폰과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탑재된 실시간 통역 기능 또한 외국어 소통의 장벽을 무너뜨리며 서비스 가치를 높이고 있다.

중앙은행과 교육 현장 등 보수적인 영역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업무 자동화와 맞춤형 피드백 시스템 도입이 활발하다. 금융권은 문서 요약과 민원 응대에 AI를 적용해 내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교육계는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학습 보조 기능을 제공 중이다. 차량 서비스 역시 음성 명령과 일정 연동 기능을 통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선 지능형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급격한 확산과 비례하여 해외 빅테크 모델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초래할 국가적 보안 위협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외부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국가 기밀 유출이나 데이터 주권 침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기술적 편리함이 가져다주는 이익만큼이나 알고리즘의 불투명성과 정보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최근 정부가 실시한 보안 점검에서 고성능 외산 AI 모델의 취약점이 드러나며 'AI 보안 주권' 논의에 불을 지폈다.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을 대상으로 한 모의해킹 결과 단 10분 만에 다수의 보안 구멍이 발견된 '미토스 쇼크'는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의 기술력만으로는 국내의 엄격한 보안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전문가들은 기술 패권 경쟁 시대에 독자적인 AI 보안 역량을 갖추는 것이 국가 안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한국의 AI 확산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그에 걸맞은 자체 보안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기업 및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 사이버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향후 대한민국 AI 시장은 단순한 활용률 확대를 넘어 보안과 신뢰성을 담보한 '질적 성장'의 단계로 진입할 전망이다. 자체 모델 육성과 보안 주권 확립이 병행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AI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다. 민관이 협력하여 구축할 새로운 보안 패러다임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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