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가계부채 1.5% 관리선언 속 주담대 5.5조 폭증... '사업자대출 유용' 전방위 압박

윤근일 기자
가계부채 1.5% 관리선언 속 주담대 5.5조 폭증... '사업자대출 유용' 전방위 압박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보다 강화된 1.5% 수준으로 억제하기로 한 가운데, 지난 4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5조 5,000억 원 늘어나며 증가 폭을 확대했다. 금융위원회는 사업자 대출을 주택 구입 자금으로 유용하는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고강도 현장 점검과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전년의 1.7%에서 1.5%로 하향 조정하며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 전체 가계대출은 전월과 동일한 3조 5,000억 원 증가를 기록하며 표면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사이 5조 5,000억 원 급증하며 전체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이 2조 원 감소하고 제2금융권의 증가 규모가 축소되면서 전체 총량은 관리 범위 내에 머물렀다. 금융당국은 지난 1분기 주택 거래량 증가가 시차를 두고 시장에 반영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린 것으로 분석했다. 잠재적 위험 요인이 여전히 잔존하는 만큼 월별 및 분기별 관리 목표 이행 여부를 철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말부터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유용 여부를 집중 점검하는 현장 조사에 돌입했다. 특히 강남 3구 내 아파트 매수 자금으로 활용된 고위험 대출 유형에 대해 정밀 조사를 진행하며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를 추적 중이다. 기업 운전자금을 받아 규제 지역 내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대사업자 대출을 받은 뒤 본인이 직접 거주하는 불법 사례가 이미 상당수 적발되었다.

금융위원회 신진창 사무처장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증가 흐름은 연간 관리 목표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주담대 증가세 전환 등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신 처장은 이어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 등 부동산 관련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해 강력한 관리 기조를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내부 통제가 미흡한 금융사에 대해 즉각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사후 관리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적발된 불법 유용 사례에 대해서는 대출금 즉시 회수와 함께 신용정보원 정보 등록 등 강력한 행정 제재가 실시간으로 뒤따른다. 현재 1차 적발 시 1년, 2차 적발 시 5년간 금지되는 신규 사업자대출 취급 제한 기간을 각각 3년과 10년으로 확대하는 법적 근거 마련이 추진된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사업자대출뿐만 아니라 가계대출 신규 취급까지 제한하여 규제 우회 경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권 각 사 감사부서는 2021년 이후 취급된 만기 미도래 사업자대출까지 전면 재점검하며 자체적인 정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금 용도 심사와 사후 증빙 확인 과정에서 소홀함이 없었는지 점검하고 부적절한 대출 취급이 확인될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이는 대출 규제를 회피하려는 편법 행위가 금융 시스템 전반의 신뢰를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일각에서는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을 위축시켜 서민 경제에 과도한 압박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자금 수요가 대출 증가세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금융권의 관리 변수로 꼽힌다. 시장의 유동성 공급과 부채 관리 사이에서 정책적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향후 금융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상환 능력 중심의 여신 관리 체계를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다. 금감원과 합동으로 추진하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현황 점검을 통해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과 양적 관리를 동시에 도모한다.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대출 관리가 향후 부동산 시장의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핵심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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