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정상이 경북 안동에서 만나 전통문화의 정수를 매개로 한 고도의 소프트파워 외교를 전개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박 2일 일정 동안 보물로 지정된 고조리서 '수운잡방' 기반의 만찬과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의 미학을 체험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에서 양국의 화합과 미래 지향적 관계를 모색하는 상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서 개최되어 지역 고유의 품격 있는 음식과 문화를 전면에 내세운다. 청와대는 일본 다카이치 총리를 위해 안동 종가의 고조리서이자 보물 제2135호인 수운잡방의 요리를 접목한 퓨전 한식을 만찬으로 준비한다. 이는 국가 간의 정례 회담을 넘어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외교적 신뢰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만찬의 핵심인 수운잡방은 1500년대 초 탁정청 김유 선생이 저술한 국내 최고(最古)의 민간 조리서로 총 114종의 음식 조리법을 담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안동찜닭의 원형인 '전계아'와 안동한우 갈비구이, 해물 신선로 등이 식탁에 올라 전통의 깊이를 더한다. 500여 년간 설월당 종가에서 보존해 온 이 기록물은 한국 식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핵심적인 문화 자산이다.
안동찜닭과 안동소주 역시 이번 회담을 통해 그 가치를 재조명받게 된다. 안동찜닭은 닭고기와 당면, 채소를 간장 소스에 졸여낸 별미로 달콤하고 매콤한 맛의 조화가 특징인 지역 대표 음식이다. 여기에 750년 전통의 안동소주가 만찬주로 곁들여져 한국 전통 증류식 소주의 깊은 풍미를 다카이치 총리에게 선보인다.
양국의 화합을 상징하는 주류 구성도 눈에 띈다. 만찬장에는 경북무형문화재 제12호인 안동소주 및 지역 종가의 가양주 제조법으로 개발된 태사주와 함께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의 사케가 함께 오른다. 이는 상대측에 대한 예우와 존중을 담은 외교적 배려로 양국 우호 증진의 의지를 담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은 조선시대 전통가옥 120여 가구가 보존된 천하제일의 명당으로 다시금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된다. 이곳은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방문하여 한국적 미의 정수로 극찬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서애 류성룡 선생 등 수많은 인물을 배출한 영남 양반 문화의 중심지로서 역사적 가치를 증명한다.
"전통 방식의 선유줄불놀이는 단순한 유흥을 넘어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는 예술적 경지를 보여준다"는 것이 문화재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64m 높이의 부용대 절벽에서 떨어지는 낙화 퍼포먼스와 강물 위의 달걀 불은 한 폭의 수채화를 연출한다. 양국 정상은 만찬 후 하회마을 나루터에서 이 장엄한 전통 불꽃놀이를 관람하며 일정을 이어간다.
다카이치 총리의 숙소로 지정된 한옥 호텔 락고재는 전통의 미와 현대적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공간이다. 안채와 사랑채로 구성된 이곳은 초가지붕의 곡선미를 통해 한국적 정취를 극대화하여 제공한다. 환영 선물로는 안동의 특산물인 참마로 만든 월영약과와 태사주가 비치되어 국빈에 대한 세심한 예우를 표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문화 외교가 실질적인 경제적·정치적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국가 간의 핵심 현안 해결보다 형식적 의례에 치중할 경우 외교적 실익이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적 자산을 활용한 소프트파워 강화는 장기적 관계 개선을 위한 정서적 토대가 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안동소주의 세계화와 하회마을의 관광 브랜드 가치 제고를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글로벌 문화 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행사가 한일 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유의미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