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 시사라는 초강수 속에 진행된 사전 미팅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팽팽한 대치를 이어갔다. 노조 측은 사측이 제시한 성과급 개편안을 기존보다 후퇴한 개악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강경 기조를 분명히 했다. 반도체 초격차 위기 속에서 18일 예정된 중앙노동위원회 2차 사후조정이 파업 현실화 여부를 가를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2차 사후조정을 앞두고 연이틀 사전 미팅을 가졌으나 정부의 긴급조정권 언급 이후 노사 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번 교섭의 쟁점은 성과급 지급 기준의 개편 방향과 정부의 공적 개입 여부에 집중되어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사측이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 힘입어 고압적인 태도로 돌아서며 기존 논의보다 후퇴한 안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제시한 새로운 성과급 개편안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의 상한인 연봉의 50%를 유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여기에 경제적부가가치(EVA) 20% 또는 영업이익 10%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포함되었다. 특히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넘어설 경우 OPI와 별도로 영업이익의 9~10%에 해당하는 재원을 전체 부문 60% 대 사업부별 40% 비율로 나누자는 제안이 추가되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번 사측의 제안이 중노위가 1차 사후조정에서 제시했던 기준보다 오히려 후퇴한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최 위원장은 "오늘 여명구 DS 피플팀장의 요청으로 비공식 미팅을 진행했으나 납득할 수 없는 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측이 위원장의 리더십으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하며 내일 사후조정에서도 동일한 자세라면 합의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노조는 특히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시사가 사측의 협상 태도를 변화시켰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삼성전자 파업이 국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며 긴급조정권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 측은 전날까지만 해도 사측 대표교섭위원이 신뢰 훼손에 대해 사과하며 성실한 교섭을 약속했으나 정부 담화 이후 태도가 급변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언급한 긴급조정권은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공익 사업이나 국민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 발동하는 강력한 행정 조치다. 이 권한이 발동되면 해당 노조는 즉시 파업을 중단해야 하며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된 상태에서 중노위의 조정을 받아야 한다. 노조는 이를 두고 사측이 긴급조정과 중재로 갈 경우 노조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사실상의 협박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내부 규정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삼성전자 노조가 최근 조합비의 5%를 직책수당으로 규정하여 간부들이 수백만 원을 추가 수령할 수 있도록 한 내부 규정이 알려지며 도덕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반도체공학회 등 전문가 집단은 "삼성전자 파업이 지속될 경우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노조의 파업 고수에 우려를 표했다.
시장은 이번 노사 갈등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DS 부문 사장단은 지난 15일 평택사업장을 직접 찾아 노조와 면담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섰으나 노사 간의 근본적인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성과급 산정의 투명성과 이익 공유 방식을 두고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정부의 중재 노력이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향후 노사 관계의 향방은 18일 오전 10시 세종 중노위에서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 결과에 달려 있다. 이는 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대화 기회로 평가받고 있으며 여기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노조는 본격적인 쟁의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역시 이번 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실제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여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