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러시아 강제 이송 우크라이나 아동 2만 명 달해… 국제사회 ‘귀환 연대’ 공조 강화

음영태 기자
러시아 강제 이송 우크라이나 아동 2만 명 달해… 국제사회 ‘귀환 연대’ 공조 강화
©연합뉴스

 

러시아의 불법 침공과 점령 과정에서 강제 이송된 우크라이나 아동이 2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국제사회가 이들의 안전한 본국 귀환을 위한 외교적 총력전에 나선다. 우크라이나와 캐나다가 주도하는 ‘아동 귀환을 위한 국제연대’는 현재까지 2,130여 명의 아동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으며, 49개 회원국과 함께 법적·제도적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점령지 내 아동 납치 및 강제 이송 문제는 보편적 인권 침해를 넘어 국제법 질서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법무부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 또는 임시 점령 지역으로 추방된 아동은 약 2만 건에 달하며, 이는 아동의 정체성과 모국어, 고향과의 연결고리를 파괴하는 비인도적 행위로 규정된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관행이 체계적인 방식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공동의 대응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아동에 대한 불법 추방은 2022년 전면 침공 이전인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불법 점령 시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5년 당시 우크라이나 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지역에서 아동들이 국경 밖으로 강제 이송되거나 러시아 통제 지역 깊숙한 곳으로 이동된 정황이 확인된 바 있다. 이러한 장기적이고 조직적인 이송 작업은 분쟁 지역 내 아동 보호가 단순한 인도적 차원을 넘어 국가적 책임임을 시사한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시민사회는 강제 이송된 아동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정보 차단 벽에 부딪히고 있다. 러시아 측이 추방된 아동의 숫자나 구체적인 위치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아동의 동향 파악과 귀환 절차는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아이들의 위치가 극적으로 파악되더라도 실제 본국 송환까지는 장기간의 시간과 고도의 외교적 협상력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3년 ‘우크라이나 아동 귀환 계획’을 발표하며 국가적 차원의 회복과 사회 복귀 지원틀을 마련했다. 이어 2024년 2월 우크라이나와 캐나다가 공동 출범한 국제연대는 정치적 공약을 실질적인 공동 대응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5년 9월 해당 연대에 공식 가입하며 유럽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을 약속했다.

주한EU 대사 등 외교 사절들은 공동 기고문을 통해 "분쟁 가운데 아동을 보호하는 문제는 보편적 인권과 공통 가치에 기반을 둔 공동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문가적 견해는 아동을 전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국제적 원칙을 재확인하는 대목이다. 국제연대는 현재 49개국이 참여하는 대규모 인도주의 블록으로 성장하여 아동 보호를 위한 국제 기준 준수를 독려하고 있다.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의 결과로 지금까지 2,130명이 넘는 아동이 고국으로 돌아와 재활 및 사회 복귀 프로그램을 지원받고 있다. 귀환한 아동들은 가족과의 재회는 물론 익숙한 문화와 언어 환경에서 성장할 기회를 되찾으며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아동이 러시아 통제하에 남아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인 대응 강도는 더욱 높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연대는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 다양한 지역 국가들의 참여를 독려하며 분쟁 이후 아동 보호에 대한 글로벌 접근 방식을 강화하고 있다. 많은 국가가 과거 취약 아동 보호와 지역사회 재건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은 우크라이나 아동의 사회 복귀 프로그램 설계에 귀중한 자산이 된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출발점으로 삼아 전 세계 모든 분쟁 지역의 아동 보호 규범을 확립하려는 광범위한 목표와 닿아 있다.

지난 2026년 5월 11일 브뤼셀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는 아동 귀환을 위한 실질적인 추가 조치들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파트너 국가들은 지금까지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강제 이송된 아동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법적 메커니즘 강화에 합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아동의 권리 존중이 지정학적 갈등을 초월하여 다뤄져야 할 최우선 가치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차기 단계로 오는 2026년 9월 28일부터 29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장관급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캐나다와 우크라이나, 노르웨이가 공동 주최하는 이 자리에서는 아동의 귀환과 재활뿐만 아니라 전쟁포로 문제까지 의제가 확장될 전망이다. 이는 인도주의적 현안을 국제 정치의 핵심 의제로 유지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측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요구에 대해 자국으로 이송된 아동들이 보호 대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강제성 여부를 부인하고 있다. 정보 공유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책임 규명 요구를 회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이러한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국제연대는 객관적인 데이터 수집과 법적 근거 마련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결국 아동 보호는 국제법에 근거하여 모든 아이가 안전과 존엄을 누려야 한다는 인도적 책무의 영역이다. 지역과 문화, 정치적 견해를 넘어선 국제적 협력만이 분쟁이 앗아간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되찾아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국제사회는 공유된 인간성을 바탕으로 아동 보호 체계를 강화하며 러시아의 비인도적 행위에 대한 엄중한 감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강제#이송#우크라이나#아동